“고품격 주거타운 건설이라는 당초 목적이 바뀐 겁니까.”
서울시가 뉴타운 내에 중ㆍ대형 아파트 비율을 줄이고 소형 평형을 늘리겠다고 밝히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중ㆍ대형 평수를 많이 건립해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당초 약속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해 7월 전까지만 해도 뉴타운 평형비율은 ‘4-4-2’였다. 즉 전용면적 18평 이하 40%, 18~25.7평 40%, 25.7평 이상은 최고 20%로 짓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2-4-4로 바꾸었다. 시가 강북 뉴타운의 큰 평형 비율을 늘여야 한다며 건설교통부에 건의해 중ㆍ대형 비율이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러다가 이제 공급부족을 이유로 소형평수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시는 당초 뉴타운의 평형별 건립비율(2-4-4) 원칙을 바꾸지 않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뿐이라며 정책 변화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주민 입주율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강남에 비해 재정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강북 주민들에게 소형 평수의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서울시의 취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침은 불과 몇 달 만에 탄력 적용이라는 핑계로 원칙을 흔드는 것처럼 비친다. 더욱이 시가 시흥, 수색ㆍ증산, 신길, 북아현, 이문ㆍ휘경, 거여ㆍ마천, 상계, 장위, 흑석, 신림 등 3차 뉴타운 10곳 전체와 2차 뉴타운 중 한남, 노량진, 신정, 방화, 중화 등 5곳까지 거론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ㆍ대형 평형 분양을 기대하며 준비해온 시민들은 강북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원주민 재정착률 향상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 먼저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시간을 갖고 연구한 뒤 제도 개선안을 내놓아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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