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부가 군 기지들에서 장제스(蔣介石ㆍ1887~1975) 전 총통의 동상들을 최근 조용히 퇴출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장제스 손자이자 그의 아들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서자인 전 외교부장 장샤오옌(蔣孝嚴) 국민당 입법위원은 5일 군부의 조치는 1949년 대만을 일구고 1975년 숨질 때까지 집권한 국부(國父)에 대한 ‘배은망덕’이라고 비난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장샤오옌은 그간 200여개의 장제스 동상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장제스 동상은 최근 20여년간 대만내 공원, 학교, 정부기관 등에서 꾸준히 철거돼 왔지만 유독 군부만은 장제스가 공산당의 대만 침공을 격퇴했다는 이유로 동상을 철거하지 않았다.
국민당 입법위원들은 군부가 51년간의 국민당 대만 통치를 종식시킨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만 군부는 성명을 통해 “동상의 부식을 막기 위해 동상을 실내로 옮긴 것”이라며 “군인들은 장제스를 여전히 대만 군부의 창설자로 존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대만은 국제 관문인 장제스 국제공항에서 장제스라는 이름을 삭제했으며, 민진당은 장제스를 기념하는 타이베이(臺北) 소재 한 공원에서도 장제스의 이름을 제거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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