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키를 정세균 의원이 잡게 됐다. 우리당 비상대책위가 2ㆍ14 전당대회에서 정 의원을 당 의장으로 합의 추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리당이 범여권 통합신당으로 ‘질서있게’ 옮겨갈 수 있을지 여부는 상당 부분 그의 정치력에 의해 판가름나게 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5일 “지도부 인선위원 회의에서 정 의원을 의장 단일후보로 추대하자는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의원과 협의한 뒤 후임 지도부 인선을 조속히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차기 당 의장으로 결정된 정 의원의 앞길은 온통 가시밭이다. 당장 일부 의원들의 탈당으로 어수선해진 당의 중심부터 세워야 한다. 또 전대 이후 통합신당 추진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
김한길 강봉균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집단탈당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전대 이후 신당 추진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그의 리더십은 언제든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정 의원측은 차기 최고위원단 구성에서부터 본격적인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전대 이후엔 당의 진로를 놓고 지금보다 훨씬 치열한 논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포용력과 추진력을 고루 갖춘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최고위원단 후보로 이미경 홍재형 김성곤 김영춘 의원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추진력이 보강돼야 한다”고 했고, 당 사수파 일각의 최고위원 경선 주장에 대해선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전북 진안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중진이다. 당내 각 계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2005년 10월부터 3개월간 비대위원장을 맡아 강한 추진력을 보여준 바 있어 오래 전부터 당 의장감으로 거론돼왔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