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대선으로 한국에 보수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한미관계가 급격히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 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일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안보경영연구원이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미관계의 미래’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한국에 다른 정부가 들어서면 (노무현 정부보다) 한미관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은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에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는 젊은 층을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한국의 대미ㆍ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을 낮게 예측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미국 지도자도 북한을 달래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며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한국의 기대도 경계했다.
스타인버그 교수는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인 1, 2년 내에 한미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각자의 개성 차이뿐 아니라 정치적 기반 때문에 전혀 다른 이념적 좌표에 위치하게 된 것”이라며 “두 사람 모두 임기 내에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세미나에서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미국은 한미동맹→북핵문제→한반도 평화체제 등의 순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역순”이라고 한미간 정책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핵 폐기 이후에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생각이지만 한국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와 행동이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미협력 증진을 위해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 등 미국 저명인사들이 만든 민간단체다. 이 단체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2일 세미나를 연 데 이어 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한명숙 총리,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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