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에 내년도 국방예산을 놓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올해보다 4.2% 늘어난 총 2조9,000억 달러 규모의 2008년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논란의 핵심은 사상 최고 수준의 국방예산. 순수 국방예산은 전년대비 11.3% 증가한 4,814억 달러다. 하지만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등 대테러전 전비 1,417억 달러를 합하면 6,200억 달러를 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요청된 934억 달러의 전비까지 포함하면 내년도 국방예산은 7,100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이 같은 국방예산이 통과되면 이는 한국전이 절정에 달했던 195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 미군증파 등에 대한 협조를 얻기 위해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의원 수련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지만, 민주당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민주당은 예산안이 제출되자 곧바로 “잘못된 정책을 고수하려는 현실과 동떨어진, 무책임한 예산안”이라며 과도한 전쟁예산 증액을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라크 전비 추가요구를 “미군 개입의 감소를 원하는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않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미군 이라크 증파안을 반대하는 결의안 처리 여부에 대한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자 감정이 더 격앙됐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통과될 경우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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