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아시아인의 눈과 얼음 축제인 제6회 창춘(長春)동계아시안게임이 끝났다.
만주벌판에 위치한 중국 창춘은 동계아시안게임을 위해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동계아시안게임이 우리 고장 창춘에서 벌어져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고,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는 선수단을 위해 밤새 도로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창춘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도 많았다. 개막식 공연이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식 표현) 홍보에 집중돼 한국민을 자극했다. ‘창바이산은 중국 땅’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려는 정치적인 목적이 개입됐다는 비난을 받았다.
중국의 노골적인 ‘창바이산 띄우기’는 결국 쇼트트랙 태극 여전사들의 ‘백두산은 우리땅’ 세리머니를 낳았다. 한국 정부에 항의한 중국은 한때 KBS의 국제방송센터(IBC) 출입을 막기까지 했다. 그러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된 쇼트트랙 여자 선수들의 행동을 설명할 때 중국 왕시안 심판장의 편파판정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96년 하얼빈 대회에서도 편파판정으로 구설에 오른 왕시안은 남자 500m 결승(1월30일)에서 ‘안현수가 리예(중국)를 추월할 때 밀쳤다’고 판정했다. 안현수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왕시안은 이튿날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진선유의 무릎을 밀친 왕멍(중국)의 반칙에는 눈을 감는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아이스하키에서는 중국인 심판이 사실상 동메달 결정전이었던 지난 1일 한국-중국전에서 선심으로 나오는 어이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쇼트트랙에서 나온 편파판정으로 비난을 받은 중국은 ‘심판은 자신이 속한 국가의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는 국제체육계의 불문율까지 깨트렸다.
중국 관계자들은 “2008베이징하계올림픽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겠다”고 큰소리다. 그러나 편파판정과 억지로 따낸 1위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올림픽 개막이 1년 이상 남았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창춘(중국)=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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