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둘러싸고 국내 시민단체와 프랑스 정부가 법정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법무법인 알레리옹의 김중호 변호사가 이번 소송의 총대를 멨다.
김 변호사는 파리의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달라는 행정소송을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9일 낼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정부 차원이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정치 경제 외교적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인 역사적 진실과 법률에만 의지해 법원에 직접 호소하는 것으로, 우리 것을 찾으려는 의미있는 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환을 추진 중인 외규장각 도서는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약탈된 것. 1993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상징적으로 297권 중 1권을 반환했을 뿐, 이후 양국 정부의 반환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출발은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MBC 프로그램 ‘느낌표’ 제작진과 문화연대 등이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요청 및 소유권 소송을 준비하면서부터. 김 변호사는 소송 의뢰를 받고 지난해 10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상위기관인 문화통신부 장관에게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소송 제기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달 2일 반환 거부 공문을 접수함에 따라 이젠 소송을 제기할 차례가 됐다.
김 변호사는 “소장에서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국유재산으로 편입하고 따라서 양도할 수 없다고 하는 논리는 원천적으로 법적 오류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며 “문화통신부가 내린 반환 거부 결정을 취소할 것과 외규장각 도서를 비국유화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반환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국내법은 국유재산의 비국유화를 해당 행정기관의 자율권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외규장각 도서의 한국 반환은 프랑스 정부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판결이 나오기까지 2, 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김 변호사는 “프랑스가 소송을 통해 문화재를 외국에 돌려준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험난한 법적 공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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