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내 학교 신설비 분담을 놓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경기도교육청, 한국토지공사 등 관련 기관들이 이견을 보여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학교신설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4일 경기도교육청과 토공 등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에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초등학교 9개, 중학교 6개, 고교 4개 등 모두 19개의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다. 도 교육청은 이 가운데 2009년 개교 예정인 9개 학교의 설립부지를 올해 327억원을 들여 토공으로부터 매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해 말 지원키로 한 이 예산 가운데 104억원 만을 도교육청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가 최근에는 이마저도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 내 학교를 신설하는데 국가예산을 쓰기 보다는 수익자가 비용을 부담토록 해야 한다는 게 교육부의 생각”이라며 “올해 회의 때마다 ‘1조원대의 개발이익을 학교와 도로 등 공익시설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힌 토공과 협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최근 토공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3,7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교신도시내 19개 전체 학교의 용지매입비와 건축비 역시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토공 측은 “판교지역의 경우 이미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조성원가의 25∼75%)에 학교용지를 공급하기로 결정한 상태”라며 “이 상황에서 또 학교용지매입비를 추가 부담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억지”라고 밝혔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1조원대의 개발이익이라는 것은 단지 추정일 뿐 실제 얼마의 개발이익이 발생할 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설령 개발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2009년 말 이후에나 사용처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토공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학교신설 비용 추가 부담문제를 혐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교육부와 도교육청, 토공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올 하반기 토지매입과 착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설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도 교육청은 2008년 12월 입주가 시작되는 판교신도시에 2009년 초 9개교를 시작으로 2010년 3개교, 2011년 5개교, 2012년 2개교 등 19개교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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