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해외투자 펀드들의 지역별 수익률이 지난해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둔 중국 펀드들이 최근 중국 증시 급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일본 펀드는 조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과 국내 증시의 조정으로 해외 펀드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지역 선택으로 고민하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세계적 펀드평가사인 리퍼의 글로벌펀드를 기준으로 올 들어 2월 2일까지 지역별 수익률을 살핀 결과, 중국 펀드는 2.0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3개월 누적 28.43%, 6개월 누적 42.21%에 비하면 올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둔화됐다. 홍콩은 2.66%를 기록했고 대만은 -1.58%로 손실을 기록 중이다. 홍콩과 대만까지 아우르는 중화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0.37%에 그쳤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 펀드는 상황이 더 안 좋아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대표적 중국 펀드인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0.76%), ‘봉쥬르차이나주식1’(-5.97%) 등이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의 중국 증시 급락은 증권당국의 과열 억제 조치, 주가 상승에 따른 기관투자자들의 차익매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이 더 깊은 조정의 진입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필요한 조정이 왔을 뿐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위안화 절상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올들어 주목 받는 쪽은 일본이다. 지난해 실망스러운 수익률을 안겨줬지만 올해는 출발이 산뜻하다. 리퍼 글로벌 기준 일본 주식형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2.33%로 중국 펀드보다 높다. 최근 1년간 누적수익률이 0.5%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인 셈이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본 펀드들도 평균 2.41%의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다. ‘UBS일본중소형주식펀드’가 연초 이후 6.43%로 가장 성적이 좋다.
일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 기조에서 소외돼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엔화가치가 바닥에 접근했다는 점도 일본 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환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엔화에 투자하는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허진영 제로인 과장은 “지난해 중국 펀드의 성과를 보고 올들어 가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과거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해외펀드를 고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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