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 증시의 상승 흐름 속에서도 한국 증시는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한국만 왜 못 오르는 거야”라고 푸념할 만하다.
저조한 성적의 배경은 불확실한 기업실적 전망과 수급 불안이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가격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고 주식투자 자금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 희망은 있다. 지금은 시기가 지연되고 있을 뿐이다. 2006년의 세계 경제 흐름을 돌이켜보면 미국 경제가 주택경기 급랭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인도 등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중국과 인도 증시의 급등으로 나타났고 한국 주식 비중 축소의 배경이 됐다.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1월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정책성명서에서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자산가격 급등으로 인한 경제 버블화 위험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006년 상황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중국과 인도 증시의 과열 논쟁에 따라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 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IT기업의 실적 전망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중국과 인도 증시의 위험도가 높아진 것과 비교할 때 한국 증시는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1월 조정장세에서 코스피가 1,350포인트를 3번이나 지지한 것은 한국 증시가 하락에 대해 강한 내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주식투자의 성공은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 한국 증시의 하락에 대한 강한 내성은 주식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미국 경제의 안정성장 궤도 진입은 세계 경제가 연착륙 기조에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시기에는 개도국보다는 선진국 주식의 매력도가 상승한다. 2007년 들어 유럽과 미국 증시의 성적이 우수하게 나타나는 것은 글로벌 자금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개도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한국 증시도 그 영향권에 있다. 현재의 시기가 지나면 한국 증시가 상승 흐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하락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서 주식을 분할 매수해 기다리는 시기이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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