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내외에서 증시 과열 경고가 잇따르자 주식투자 대출을 중단하는 등 강경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증시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올 들어서도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해외투자은행들의 잇단 거품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아직도 하루 30만 명이 주식계좌를 개설할 정도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결국 중국 정부가 팔을 걷어 부쳤다. 증시의 과열을 인정하고 원인 파악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청쓰웨이(成思危)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두바이에서 열린 ‘중국-중동 고관회의’에 참석,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증시에 거품이 형성되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활황일 때는 투자가 비이성적이기 쉽다”면서 “이윤과 배당 등 각종 지표에서 70% 가량의 (중국) 기업들이 국제표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투기자본인 핫머니. 전통적인 산술방식으로 보면 지난해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는 외환보유고 증가분 2,473억달러 중 무역흑자 1,774억7,000만달러와 외국직접투자(FDI) 694억6,800만달러를 제외한 3억6,200만달러다. 하지만 이 정도는 증시에 모두 투자됐더라도 지금처럼 증시를 과열시킬 규모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푸단대학의 앤리신(嚴立新) 교수는 “실제 중국에 들어온 핫머니는 400억~500억달러에 이르며 이 자금의 상당부분이 증시로 유입돼 거품을 일으키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의 대규모 화교자금 등이 밀수, 환치기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들어왔을 개연성을 전문가들은 제기하고 있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핫머니 등 불법 자금의 유입을 막기 위해 먼저 이를 감시할 금융정보기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은행감독위원회는 주식투자를 위한 은행대출을 금지했으며 춘제(설날) 연휴 후 은행의 대출을 조사, 주식에 투자된 대출을 회수하고 이를 승인한 관리자를 처벌키로 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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