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7년까지 연간 5만호의 비축용 임대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우체국 금융, 농협, 생명보험사 등의 융자를 바탕으로 연간 7조원 규모의 임대주택펀드를 운용하기로 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5,000억원 정도의 정부출자가 필요하지만, 이후 주택매각을 통해 원금을 회수하고 소폭 이익도 예상된다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공급과잉으로 주택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고스란히 국고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임대주택 펀드의 수익률로는 ‘국고채 수익률+α’가 제시됐다. 현재 국고채 수익률을 감안하면 최소 5%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이자가 그 수준이 될 것이라는 뜻이지 특별히 보장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시중에서 장기자금을 빌릴 때 국고채 이상의 수익률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과 우체국 등에 이미 투자의향을 타진하고 수익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투자설명회란 주장이지만 국민연금 등을 주요 투자주체를 사전에 거론한 것은 사실상 출자를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10여년 후의 주택시장을 제대로 예측했느냐는 점이다. 향우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혹여 매각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정부는 펀드로 끌어들인 융자금을 고스란히 재정으로 갚아야 한다.
이에 대해 권오규 부총리는 “2020년 국내 인구구조가 최고치에 달하고 그 이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임대주택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1,000인당 주택수가 도쿄가 500호, 런던은 415호, 파리 616호 정도인데 국내 수도권은 253호 수준에 불과한 점을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30평형 기준 원가 1억8,000만원짜리 주택을 2013년 2억5,000만원에 매각한다는 가정 하에 원금회수를 계산했는데, 기준 자체가 현재 시중가보다 낮게 잡았기 때문에 원금회수 불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매각전환이 가능한 비축용 임대주택의 성격상, 공급과잉 징후가 있으면 주공이 신규 임대주택 건설 대신 매각이 안된 주택을 인수해 임대로 돌리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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