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해외부동산 시장에서 금맥을 찾아라"
정부가 개인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1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키로 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지나친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정확한 현지 투자 정보 확보가 쉽지 않아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섣부른 투자보다는 믿을 수 있는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신중히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좋아진 투자 환경
이번에 정부가 상향 조정한 부동산 취득한도(300만 달러)는 순수 국내 송금액 규모를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300만달러를 송금하고 현지에서 100만달러를 대출 받는다면 400만달러 규모의 부동산 매입도 가능하다. 또 300만달러는 1인당 한도여서 부부가 600만달러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배우자의 소득이 없다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단 취득한도가 늘어나는 대신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부동산의 임대계약서 등 투자운용 내역서는 매년 제출해야 한다.
투자 상품 봇물
해외 부동산 투자 여건이 개선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함에 따라 앞으로 해외 부동산에 대한 실물투자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PB사업단 관계자는 "최근 투자 대상이 주택 위주에서 벗어나 소형 상가나 주유소, 모텔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다양화하고 지역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권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도 잇따라 국내에 분양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국적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CBRE는 태국 방콕 수쿰비트에 있는 고급 아파트 '밀레니엄 레지던스' 604가구 중 50가구를 평당 1,000만원 선에 국내 투자자에게 분양한다.
국내 업체인 루티즈코리아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오피스 빌딩과 주메이라 비치의 주상복합단지, 필리핀 세부의 주거시설, 태국 푸켓의 리조트 등을 분양하고 있다.
루티즈코리아 이승익 사장은 "해외 주택은 다주택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종합부동산세와도 무관해 국내 부동산 세금을 피하려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회사가 직접 시공하는 주거시설 분양도 늘고 있다. 대주건설은 뉴질랜드에서, 반도건설은 두바이에서 각각 아파트를 분양한 바 있다.
투자는 신중히
투자 환경은 좋아졌지만 해외 직접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투자에 앞서 국가별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은 투자 수익률이 높지만 정치적 변수가 많고, 두바이 등 일부 지역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
루티즈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물론 매매가 및 임대가 추이, 향후 공급물량, 환율 등을 꼼꼼히 수치화해 따져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해외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현지인이나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관리가 힘들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곳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국가마다 다른 세법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송재용 세무사는 "세금에 따라 투자수익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며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냈다 해도 그 만큼을 뺀 나머지는 국내에서 소득세로 추징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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