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아시아권 출신 유학생들의 형편없는 영어실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멜버른 모나쉬대 인구도시 연구소의 봅 비렐 소장은 29일 1만2,000명 아시아권 출신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 꼴로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공분야에서 일을 하기에 충분한 영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연방 국가들이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실력을 판단하는 국제영어능력검정시험(IELTS)에서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합격점인 6점대에 들지 못한 아시아권 유학생이 이만큼이나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55.5%가 불합격해 유학생의 영어 실력이 가장 형편없었다. 태국이 50.9%로 뒤를 이었고, 네팔 대만 중국 홍콩 방글라데시도 불합격자가 40%대에 달했다. 그나마 영어가 공용어인 싱가포르(17.8%)와 인도(17.3%)가 체면치레를 한 정도였다.
비렐 교수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호주에서는 영어 못하는 외국 유학생 유치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비렐 교수는 “대학들이 영어 수준 미달의 학생들에 맞춰서 강의 수준을 낮추고 있다”며 대학들이 외국 유학생들 입학 전형 때 영어성적 요건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들이 영어 실력이 달리는 유학생들에게 보충 영어 강의를 듣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지원자가 줄 것을 우려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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