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은 최근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에 연결해 어디서나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모뎀을 출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그 중 지난해 8월 출시돼 현재까지 약 5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의 ‘T로그인’을 사용해봤다. T로그인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뎀을 구입하고 서비스 가입신청을 해야 한다. 일반 대리점을 이용하면 보조금과 가입비 면제 등을 받더라도 약 10만원 정도의 모뎀 구입비가 든다. 그러나 용산 전자상가의 일부 매장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을 이용하면 모뎀을 거의 공짜로 구입할 수 있다.
T로그인용 모뎀은 스카이가 만든 ‘IM-H100’(사진)으로 같은 IM계열의 휴대폰과 디자인이 유사하다. 사실 IM-H100을 일종의 인터넷접속 전용 휴대폰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가입절차도 이동통신 가입절차와 같고, 010으로 시작하는 전용 번호도 나온다. 이 전용번호로 문자메시지(SMS)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메시지(MMS)나 음성통화는 할 수 없다.
모뎀을 구입했다면 소프트웨어를 노트북에 설치한 다음 인터넷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내려 받는 속도는 기대에 약간 못 미친다. 이론상 가능한 HSDPA 최대속도는 초당 약 14메가바이트이지만 현재 칩의 한계로 인해 1.8메가바이트가 최대 속도다.
그러나 실제 벤치비(www.benchbee.co.kr) 등을 통해 속도 테스트를 해보면 초당 1메가바이트 정도로 웹서핑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초기 버퍼링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파일을 올릴 때에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텍스트는 큰 지장이 없지만 사진은 답답할 정도로 늦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높은 가격대는 차치하더라도 부분 정액제로 기준 사용량을 넘어서면 다시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거기에 언제부터 얼마나 추가요금이 발생하는지 사용자가 파악하기 매우 힘들게 돼 있다. 기준량 초과 시 인터넷 자동차단이나 알림 기능이 없는 게 아쉽다.
휴대폰 무선인터넷(네이트)의 불합리한 과금시스템이 HSDPA에서도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실제 KTX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정도로 이동성은 뛰어나지만 T로그인이 앞으로 더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좀 더 소비자를 보호하는 과금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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