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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돌풍, 금융권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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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돌풍, 금융권 판도 바꾼다

입력
2007.01.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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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신종 급여 통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다양한 서비스를 장착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은행 수신의 기초격인 급여통장 시장을 움켜져 왔던 은행권의 아성에 증권계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총 10조8,43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5년말 1조6,000억원대에 불과하던 CMA 잔고는 지난해 6월 2조원대로 늘어난 이후 성장세가 빨라져 급기야 올 들어 10조원 시대를 열게 된 것.

계좌수도 2005년 말에는 49만6,602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145만개로, 이달 26일에는 161만7,000개로 증가했다. 이 같은 인기 속에 각 증권사들도 CMA 금리를 0.05~0.1%포인트씩 올리고 각종 수수료 면제하는 등 CMA 마케팅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CMA의 인기는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입출금과 이체 및 결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연 4%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 금리가 없다시피 한 은행권 급여통장에 비해 도드라진 장점이다. 최근에는 'CMA 체크카드'가 선보이는 등 은행권에 비해 취약했던 부가서비스 기능도 계속 보완되고 있다.

삼성증권이 삼성카드와 제휴한데 이어 현대증권이 최근 현대카드와 제휴해 CMA 체크카드를 내놓았고, 미래에셋증권도 29일부터 CMA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현금카드 기능에만 머물렀던 CMA가 카드 결제 및 포인트 적립 등의 신용카드 기능까지 장착하며 한번 더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급여 통장이 금융거래의 출발점이 되는 '허브계좌'란 점에서 CMA의 인기몰이가 자본시장 통합법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 판도를 바꾸는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통법 시행으로 대형금융회사가 등장하고 복합금융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 은행권의 저축성 수신과 금융회사의 고객예탁금간 경쟁이 불가피한데, CMA가 그 전초전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CMA 자체로는 큰 이익이 나지 않지만, 주식형 펀드 등 고수익 상품 판매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증권업 성장의 중요한 토양이다"며 "메릴린치도 초창기 CMA를 바탕으로 대형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은행 급여 통장이 대출시 각종 금리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객들이 쉽사리 급여통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당장 뚜렷한 대안은 없으나 자통법 시행까지 시간이 있어 대응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급여통장은 저원가성 예금으로 은행 경쟁력의 밑바탕인데, CMA 인기는 은행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은행들도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지주회사로 발전하고 있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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