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소속 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열고 대선 필승 결의를 다졌다. 과거 연초 연찬회는 주로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지만, 이번엔 원외 당협 위원장들까지 참석 대상에 포함시켜 모두 300여명이 집결했다. 사실상 대선을 앞둔 출정식이었다.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의원들과 당협 위원장들은 2007년 대선에선 승리하기 위한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며 토론을 벌였다. “이번 대선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정권 교체만이 최고의 개혁이다”“10년간 눈물로 당을 지켜온 당원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한다”등의 각오들이 나왔다.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으므로 더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많았다.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들의 분열과 줄 세우기를 경계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오성균 충북 청원 당협 위원장은 “줄세우기나 줄서기가 위원장 뿐 아니라 시도의원에게까지 강요되고 있다”며 “경선 후유증이 과연 없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가연 광주북갑 당협 위원장은 “우리끼리 장기 레이스 펼치면 아군끼리 자살골을 넣을 수 있다”며 “이미 나온 후보들끼리 싸우는 모습에 국민들은 벌써 식상해 한다”고 말했다.
경선룰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선 룰은 보다 많은 국민 당원 참여 유도가 중요하다”는 친(親) 이명박측 원외 위원장의 주장이 나오자 “그럴 경우 표의 등가성의 문제가 있다”는 친(親) 박근혜측 위원장의 반론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 만큼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지는 않았다. 각 진영의 계보 의원들은 발언을 자제했고, 중립 지대에 선 의원들도 예민한 문제를 건드릴까 봐 가급적 발언대에 서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원외 당협 위원장들만 나와 1시간 가량 발언을 하고 토론회를 끝냈다.
앞서 강재섭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우리는 정권 교체 외에는 선택의 여지 없는 외통수에 와 있다”며 “절치부심하며 4년간 쌓아온 역량과 각오를 남김없이 쏟아 부어 여한이 없는 한 해로 만들어야”고 강조했다. 그는 “10년간의 연습은 끝났다. 이제부터 실전이다”며 “오늘 이 자리는 3ㆍ1 만세운동의 33인 발기인 모임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강한 결의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자”고 역설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40~50%의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우리를 두렵게 한다”며 “우리 자세에 혹시 허점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원장을 지내며 현재의 경선룰을 만든 홍준표 의원은 이날 연찬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이번 대선은 선수교체가 불가능한 복싱경기가 아니라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축구경기가 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가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도록 당헌 당규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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