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과제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토플러주의’와 위기 상황에서 기득권층과 대립각을 세우며 자신을 국민의 대변자로 설정하는 ‘포퓰리즘’의 모순적 결합이었다.”
한국정치학회와 관훈클럽이 29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안병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안 교수는 “노 대통령은 현직의 성공적 유지보다는 수십년 후 미래를 대비했지만 (대연정, 개헌 등과 같은) 미래 과제에 대한 집착은 (야당에 의해 거절 당함으로써 오히려) 현실에서의 고립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연정,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으로 핵심 지지층을 약화시키고, 포퓰리즘적 위협으로 보수 진영과 갈등만 일으켰다”고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안 교수는 “통치 전략 미비는 노 대통령이 갖는 포퓰리즘적 특성과 결합해 불필요한 갈등을 양산하고 더욱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말았다”며 “국정 철학, 통치 전략, 정책 능력 모두 혼란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동시에 기업ㆍ혁신도시 건설 정책으로 부동산 투기 붐을 불러왔다”며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완화를 뜻하는 동북아균형자론을 지향하면서 미국적 질서를 강화하는 한미 FTA를 추진하는 모순적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전주대 사회과학부 이강로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 “일제 하 군국주의 세계관이 정신 세계를 인도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불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70년대 후반부터 경제 사정이 악화하면서 박정희식 경제발전 모델도 한계를 보였다”며 “반복적인 경제 위기는 경제정책 집행이 효율적이었다고 보기 어렵게 했다”고 혹평했다.
명지대 정외과 김도종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이 정부 수립과 한반도 안정 등 성과를 이뤘지만 독선과 오만으로 좌ㆍ우익 모두를 정적으로 만들어 ‘실패한 지도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 분석을 토대로 독선을 버리고 조정 능력을 갖춰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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