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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대학강좌 '셀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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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대학강좌 '셀프시대'

입력
2007.01.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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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학과 김형법(가명)씨와 심리학과 이분석(가명)씨는 외화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 minds)> 의 마니아다. 극중 프로파일러(범죄분석요원)는 범죄현장에 드러난 범인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 범인의 나이 성별 직업 가정환경뿐 아니라 동기와 다음 범행까지 예측한다. 둘은 관련 서적과 자료를 두루 섭렵했지만 배움의 갈증은 더했다.

“대학엔 왜 범인의 심리나 행동을 분석하는 강의가 없을까. 우리가 강의를 만들자.” 2008년 신학기를 앞둔 둘은 의기투합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관심 있는 학생들을 끌어 모았다. 방학 중 진행된 강의 개설 토론엔 수십 명이 찾아와 열기를 더했다.

‘영화 속 프로파일러’ ‘프로파일링 개론’ ‘연쇄살인을 통해 본 프로파일링’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간 끝에 강의 제목과 내용을 결정했다. 전문가인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나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가 강사로 거론됐다. 학생들은 이를 학교에 알렸고 곧 ‘프로파일링의 이해’란 강의가 생겼다.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강의가 탄생한 셈이다.

이젠 대학 강의도 학생들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 ‘스타의 경제학’ ‘범인의 은어(隱語) 분석’ 등 끼가 넘치는 강의 개설도 가능하다. 먼 미래가 아니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28일 학생이 강의계획을 손수 짜고 전공교수나 외부 전문가 등 적절한 지도교수도 직접 고르는 학생 참여 교육프로그램(열린 강의)을 도입키로 했다.

학생 참여 교육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스터디 형식의 비교과로 운영 중이었는데 이번에 교과로 편성해 학점을 준다. 기존의 강의방식에서 벗어나 교양과목에서 다루지 못한 분야가 정규교과로 편성된다는 의미다.

박은정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은 “일방적인 강의형태를 벗어나 보자는 취지로 창의적인 학습, 연구, 탐구를 한다는 전제 하에 학생 스스로 주제를 발굴하고 심화해 성과물을 내는 참여 프로그램”이라며 “3월까지 학점기준, 심사절차, 강의평가 등에 대한 실행안을 만들어 이르면 올 2학기에 부분적으로 시행한 뒤 반응이 좋으면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이날 핵심교양 과목에 학제 간 구분을 없앤 ‘융합학문’ 강의 및 영어 강의 확대 방침도 함께 발표했다.

융합학문 분야에는 인문ㆍ사회ㆍ자연계열 학문을 접목시킨 강의가 개설된다. 교내 겸임교수 제도를 활용, 관련 학과(부) 교수들이 2, 3년씩 돌아가며 기초교육원에 파견돼 핵심교양 강의를 맡게 된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 편차를 고려해 영어 강의는 텝스(TEPS) 성적에 따라 더욱 세분화하고 국제화 관련 영어강의도 마련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한국학’ ‘한국사’ ‘한국철학’ ‘한국법’과 ‘외국문화의 이해’ 등의 교양과목을 신설하고 교재도 자체 개발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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