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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경기 연착륙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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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경기 연착륙시켜야

입력
2007.01.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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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 경제는 5% 성장을 했다. 이는 참여정부가 들어선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금년 경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급격한 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먼저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그동안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것은 수출이었다. 작년에도 수출이 13% 늘어나면서 우리 성장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의 추이를 보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4분기 수출증가율은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금년 수출은 크게 감소할 것이 전망된다.

특히 금년 우리 수출환경은 좋지 않다. 최근 미국 경제는 그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경착륙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환율 또한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외국보다 높은 금리 때문에 외화차입이 늘어나 환율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추가적인 환율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경우 이미 내수가 침체한 상황에서 우리 경기는 급격히 침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강도 높은 긴축금융정책 때문이다. 지금 정부는 2002년부터 5년에 걸쳐 오른 부동산 가격을 단시일 내에 잡기 위해 모든 정책수단을 사용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작년에 이미 지급준비율과 금리를 높였으며 금년에는 다시 강력한 대출규제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갑자기 시중 유동성을 줄일 경우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버블이 붕괴하면서 우리 경기는 급격히 침체할 수 있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경제에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기가 갑자기 심하게 침체하지 않고 연착륙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주가하락으로 자본유출이 발생하고 금융기관이 부실화하면서 경제위기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치적 불안정 때문에 기업투자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침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기를 경착륙시키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볼 때 정부는 금년 경기를 연착륙시키도록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수출이 크게 줄어들지 않도록 과도한 환율하락을 막아야 한다.

이미 정부는 유입된 외환을 유출시키기 위해 내국인의 외국투자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필요한 경우 시장개입을 통해서 추가적인 환율하락을 막아서 수출이 감소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과도한 긴축금융정책 실시에 신중해야 한다. 지급준비율을 높여 시중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강도 높은 대출규제까지 시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부동산버블이 붕괴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동시에 소비와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도 기업부실을 단시일 내에 해결하려 했다. 기업대출을 억제하고 금리를 높이는 강도 높은 긴축금융정책을 사용한 결과 심한 경기침체로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금년에 이러한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정부는 우리 경기를 연착륙시키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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