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동 S아파트 주변 곳곳엔 “경축, 개방형 자율학교 선정”이라고 쓴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박평순(56) 교장은 “처음엔 ‘내가 왜 응모했을까’ 싶을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러웠다”면서도 “학력신장과 전인교육을 동시에 이뤄내는 공교육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최초이자 서울 지역의 유일한 개방형 자율학교인 원묵고(중랑구 묵동)에 최근 부임한 초대 교장이다.
-교장 공모를 결심하게 된 큰 이유는?
“개방형 자율학교는 전례가 없는 만큼 교육부에서조차도 100% 개념 정립이 안된 상태다. 스스로 선례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교장이 스스로 교육 과정 편성에 관한 자율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경쟁률이 14대 1이었다. 교육계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최종 선정된 이유는 아직도 들은 바 없다. 다만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을 크게 활성화해 학생들의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였다. 교사 시절 진학을 주로 담당했고, 서울시교육청에선 학군 배정 업무만 5년간 맡아 경험이 풍부하다. 인근 학교(중랑구 면목동 용마중)에서 근무해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2008학년도부터 대입 제도가 크게 바뀌는데.
“솔직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신 반영이 높아지면 교과 외 활동 비중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고, 원묵고의 차별화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내실화한 방과 후 학습으로 학력 수준도 끌어 올릴 것이다. 각 교과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독서와 논술을 가르칠 생각이다. 강남이나 목동에는 없는 게 있으니 바로 대학이다. 주변 대학들에 협조를 구해 대학과목선이수(AP) 강좌도 개설할 생각이다.
-학교 운영 면에서 가장 신경 쓸 점은?
“학교의 근본은 수업이다. 교사는 수업을 잘 해야 한다. 우선은 교수 학습방법 개선에 초점을 두려 한다. 함께 할 교사들에게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어림 없다. 달랑 분필 하나 들고 시험에 나오네 안 나오네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려 노력하겠다.”
-전인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교육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살려 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물론 일반 인문계 고교가 입시 교육이라는 큰 틀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1인 1운동’ ‘1인 1특기’ 운동을 장려하며 학생들이 자신만의 ‘끼’를 찾도록 도와주고 싶다. 실천해 본 경험이 있고, 이 방면엔 자신이 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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