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R&B 소울 등을 거쳐 힙합까지, 흑인음악 없는 일상을 생각할 수 없다. 래퍼 에미넴을 그린 영화 <8마일>에서나 볼 수 있었던 래퍼의 삶을 주제로 한 소나기 아츠의 뮤지컬 <래퍼스 파라다이스> 가 공연된다. 랩 뮤지컬이 선보이기는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유례 없는 일이다. 래퍼스>
2PAC와 Notoriopus BIG. 각각 불꽃처럼 살다 죽었고, 강렬한 개성으로 동부와 서부를 분할 점령한 래퍼다. 뒷골목 문화를 그대로 옮겨 온 전형적인 갱스터 래퍼였던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권총에 맞아 숨졌다. 폭포수 같은 단어들로 그들의 분노와 절망, 야유를 쏘아 붓다 죽어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그들의 삶을 재현한다.
세계 대중문화를 장악하고 있는 흑인문화와 문화산업의 실체를 밝혀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BIG을 만나 9일만에 결혼하고 그의 죽음 덕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페이스 에반스, 랩을 돈방석으로 연결시키는 데 천재적 재능을 발휘한 프로듀서 퍼프 대디 등 주변 인물들은 이 뮤지컬이 결코 1회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불꽃 튀기는 랩 배틀을 재현할 갱스터들은 가리온과 주비트레인. 듣는 이를 휘감는 저음의 랩(MC 메타)과 똑똑 명료하게 분절되는 랩(나찰)이 묘하게 조화를 빚는 가리온, 비 은지원 등의 앨범에 참여하며 존재를 알려 온 주비트레인은 한국화한 힙합문화의 정점을 선보인다. 김범석 김선영 등 뮤지컬 배우들이 나온다. 유림 작, 서승준 연출.
공연이 끝나면 무대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3월9일~6월30일 홍대앞 전용관. 화~목 오후 8시, 수 5시 8시, 금 7시30분 9시30분, 토 3시 6시30분 9시30분, 일 3시. (02)3445-1078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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