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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다시 토요타를 쫓는다/ <하> 열매 맺는 품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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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다시 토요타를 쫓는다/ <하> 열매 맺는 품질경영

입력
2007.01.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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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말이야, 돈 벌려고 사업하는 거 아냐. 왜 품질을 강조하는 줄 알아? '현대'라는 이름 걸고 만든 차가 손가락질 당하는 게 싫어서야. 품질은 돈 문제가 아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자존심이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과 친분 깊은 한 인사는 정 회장이 사석에 이런 말을 자주한다고 전한다. 그는 "정 회장은 선친(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강한데 싸구려 차를 만드는 것은 가문과 선친의 명예를 훼손하는 걸로 여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품질에 대한 정 회장의 집념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2002년8월 정 회장이 직접 오피러스 수출 차량을 점검하다가 전문가도 몰랐던 미세한 소음을 발견, 선적을 40여일 중단시키고 저소음 엔진으로 교체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인 JD파워 컨설팅을 받아 품질경영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01년. 6년이 흐른 지금 현대차는 품질에 관한한 세계 최고수준이다.

지난해 JD파워 평가에서 일반 브랜드 가운데 1위(럭셔리 브랜드 포함 3위)를 차지했다. JD파워는 최근 대만에서도 주요 신차 품질을 조사했는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 현대차 투싼이 혼다의 CR-V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다. 미국 교통부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에 따르면 쏘나타는 정면ㆍ측면 충돌 안정성 모두 최고 등급(별5)을 받았다.

반면 혼다 어코드는 측면 충돌 점수가 한 단계 낮은 등급(별4)으로 평가됐고, BMW 3시리즈와 폭스바겐의 제타와 파사트,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도 쏘나타 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품질경영의 위력이 본격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가 신차 품질평가에서 1위에 오른 게 2004년"이라며 "당시 출고된 차가 중고시장에 나오는 올해부터는 중고차 값도 올라 현대차의 위상도 함께 제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조짐은 이미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2003년 이전 EF쏘나타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대비 62%에 불과했으나, NF쏘나타는 71% 수준에 도달했다. 아직 토요타 캠리(76.8%), 혼다 어코드(74.2%) 등에는 못 미치지만, 70%대를 넘어선 것은 괄목할만한 성장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성과를 내기 시작한 현대차의 품질 경영 이면에는 모듈화로 무장한 현대모비스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불량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부품마다 바코드를 붙여 관리하는 '바코드 시스템'과 전장부품의 작동상태를 사전 점검하는 '에코스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모비스 관계자는 "에코스 시스템은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차량에 부착될 모든 경고등과 전기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단번에 확인함으로써 불량률은 획기적으로 낮추고 생산성을 극대화한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1999년부터 모듈 부품을 생산, 현대차가 진출하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지 그 옆에 공장을 짓고 있다. 또 기술력을 인정 받아 미국 '빅 3' 하나인 다임러크라이슬러에도 연간 1,800억원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외에도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상하이에도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일본 토요타를 능가하는 자동차 부품의 모듈화를 실현한 현대모비스가 우리의 최대 경쟁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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