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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베트남, 32년만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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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베트남, 32년만의 화해

입력
2007.01.2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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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교황청이 오랫동안 냉각관계였던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도 올리브가지를 내밀어 화해가 무르익고 있다. 베트남과 바티칸은 25일 “수교를 위한 새롭고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응웬떤중 베트남 총리는 25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에 앞서 베트남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교황청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16세를 만나 교황청과 베트남간 관계정상화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이어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교황청은 “교황과 중 총리의 만남은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새롭고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히고 “이러한 관계 정상화는 최근 몇 년 동안 베트남 정부가 가톨릭교회의 자유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 준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청은 또 “가톨릭이 베트남의 도덕성과 정직성 등 특히 젊은이들에게 창조성과 자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가톨릭 신자가 최소 600만명으로 남아시아에서는 필리핀 다음으로 많은 나라지만,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바티칸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사회주의 정권이 교회 재산을 몰수하는 등 종교를 탄압했기 때문에 바티칸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80년대 말 이후 경제 개혁과 개방의 흐름을 타면서 불교나 가톨릭 등의 종교를 공인하고 정부의 통제가 유지되는 선에서 신앙의 자유가 허용돼왔다. 베트남의 가톨릭 교회는 종교 활동에서 제약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 등 복지서비스 강화에 치중해 사회적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

하지만 신학교 설립과 신학생 등록, 종교 강의와 학술회의 개최, 종교시설 신설, 성직자 서품과 임명 등 교회 운영은 모두 정부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중 총리와 베네딕토 16세의 회담에서는 교회 재산 환원과 새로운 신학교 설립 같은 베트남 가톨릭 교회의 숙원이 핵심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은 19, 20일에는 중국 관련 특별회의를 열고, “중국 정부와의 외교 복원을 위해 정중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기를 바란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다룰 특별 기구를 설치할 계획도 밝혔다.

바티칸은 앞서 18일 중국 당국이 독자적으로 강행한 간쥔추(甘俊丘) 신부의 광저우(廣州) 교구 주교 서품도 승인하는 등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도 23일 바티칸의 복교 추진 성명에 대해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중국 측이 외교 복원의 전제 조건으로 대만과의 단교와 중국 내 교회 운영 불간섭을 내걸고 교황청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성직자 임명을 단행하기도 해 언제쯤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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