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시민단체는 담배 소송 결과에 대해 “의학 상식에 어긋나는 결정” 이라며 대체로 반발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규명된 사실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를 공포했다” 며 “진실이 법정에서 왜곡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법원은 소송 감정단이 두 차례 제출한 감정서의 내용을 마치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식으로 왜곡해 해석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일순 연세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담배를 피우면서 50종이 넘는 발암물질이 체내에 쌓이고 이로 인해 폐암은 물론 모든 암이 유발된다는 것은 의학적인 상식이다” 며 “흡연자들이 니코틴에서 벗어날 경우 신체의 각종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등 중독성이 충분히 입증됐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 말했다.
법원의 판결이 적당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경희의료원 호흡기내과 최혜숙 교수는 “담배가 폐암의 원인 인자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흡연자 모두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며 “담배 외에도 대기오염이나 유전인자 등 개인차에 따라 암 발병 여부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법원의 판결은 흡연행위를 조장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반드시 KT&G의 책임을 밝히는 판결이 나오도록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KT&G는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주장한 내용들에 대해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며 “금번 판결은 그 동안 현대 예방의학 분야에서 역학상 받아들여지고 있던 흡연의 일반적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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