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이름 성인사이트 명예훼손"

유명인의 이름을 내걸어 에로사이트를 운영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동일한 인터넷 사이트 때문에 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에 나온 판결이라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병삼 판사는 25일 영화배우의 예명과 똑 같은 ‘트위스트 김’이라는 에로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실제 출연하는 것처럼 문구를 게재해 사이트를 홍보한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Y사 대표 유모(48)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순히 유명인의 이름을 도메인으로 쓴 것이 아니라 마치 ‘트위스트 김’이 이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출연하는 것 같은 저속한 내용의 홍보 글을 사이트에 게재했다”며 “피해자가 40년 넘게 ‘트위스트 김’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해 온 점에 비춰 일반인들은 사이트 글을 보며 오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도 이런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 같은 문구를 게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2003년 10월부터 도메인을 ‘트위스트 김’으로 내건 인터넷 성인 에로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트위스트 김이 일본에서 직수입한 노모자이크 야동” 등의 글을 게재해 홍보해 왔다. 이에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은 유씨를 고소했으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