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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레저 - 스노 골프 '유럽에선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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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레저 - 스노 골프 '유럽에선 인기'

입력
2007.01.2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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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서 골프 치는 기분은 어떨까?

대부분의 골프장은 눈이 많이 내릴 경우 폐장하기 마련이다. 골퍼들이 “치고 싶다”고 아우성쳐도 매정하게 “노”라는 답만 되돌아 올 뿐이다. 과연 눈 위에서는 골프를 칠 수 없는 걸까.

유럽 등 외국에선 스노 골프(Snow Golf)가 이색 겨울 스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스노 골프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아베르 반 니르(Aber Van Neer)가 처음 시작했다. 스노 골프는 말 그대로 눈 내린 설원(雪原)에서 치는 골프를 말한다. 티박스에서는 풀밭 골프처럼 티를 이용하면 된다. 페어웨이는 눈을 다진 고른 지역이다. 눈을 그대로 놔둔 지역은 러프에 해당한다. 스노 골프는 잔디 골프와 달리 세컨드, 서드 샷에서도 티를 사용한다. 티가 없으면 공을 때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생 모리츠에는 ‘정규’ 스노 골프 코스가 있다. 생 모리츠는 1928년과 48년 두 차례나 동계올림픽을 열 정도로 겨울 스포츠의 메카로 유명하다. 알프스 산맥의 눈 덮인 고산준령(高山峻嶺)을 바라보며 호쾌하게 샷을 날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호사(豪奢)가 따로 없다. 가장 긴 홀은 253m, 짧은 코스는 95m일 정도로 ‘아담’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눈 속에서 찾기 쉽게 형광 호박색 공을 사용한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세계적인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인 시바스 주최로 스노 골프 챔피언십 대회가 개최된다. 올해에는 12, 13일 한국과 중국, 프랑스, 영국, 푸에르토리코 등 세계 18개국 112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28번째 대회가 열렸다. 생 모리츠는 알프스 산맥 자락에 자리잡아 고지대에 속하면서도 비교적 평지에 가깝다. 눈과 얼음 위에서 균형을 잡고 공을 쳐야 하는 스노 골프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번 대회는 ‘시바스 라이프’(Chivas Life) 시리즈 중 하나로 열렸다. 시바스 라이프 시리즈란 태국, 네팔, 칠레 등에서 코끼리 폴로, 조정, 스노 골프 등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키는 독특한 이벤트를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스노 골프는 눈이라는 장애물이 있어 정교한 맛은 떨어진다. 그러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고 힘을 알맞게 조절한다면 새로움과 함께 스릴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우승은 5명이 참가한 프로부문에선 스위스의 마린 로밍어(27타), 67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 남자핸디캡 경기에선 한국의 이재만(대아골프랜드ㆍ28타, 핸디캡 3)씨가 차지했다.

골프 전문가들은 “스노 골프는 풀밭 골프장에 비해 조성하는 데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대관령 자락은 물론 일반 농촌 지역에서도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 모리츠(스위스)=이종수기자 jslee@hk.co.kr

■ '스노 골프' 일반골프의 절반 9홀 경기

스노 골프는 9홀 경기다. 공간 확보 문제도 있지만 눈과 얼음 위에서 하는 만큼 미끄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 등 잔디 골프보다 힘들기 때문이다.

한 홀의 길이는 통상 120m~180m로 잔디 골프보다 33%정도 짧다. 거리가 짧은 탓에 남자 경기에서는 드라이버는 물론 우드를 사용할 수 없다.

최대 핸디캡은 36까지 허용된다. 잔디 골프와 달리 규정 타수인 파의 개념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냥 9홀까지의 타수를 더해 순위를 가린다.

코스 상의 눈은 페어웨이가 구분 되도록 대회 전날 단단하게 다져 놓는다. 공은 찾기 쉽게 형광 호박색을 쓴다. 그린은 화이트(White)라 부른다. 화이트는 공이 가능한 부드럽게 구를 수 있도록 매일 저녁 재 결빙한다. 유리알처럼 반들반들하게 다듬지만 울퉁불퉁하고 패인 데도 있어 힘과 거리 조절이 까다롭다. 때문에 퍼팅을 두세 번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홀컵은 지름이 20㎝ 정도로 크다. 잔디 골프 홀컵은 지름이 108㎜다. 화이트에서는 빗자루로 눈을 쓸어낼 수는 있지만 패인 홈을 메꿔서는 안 된다. 풀밭 위에서의 골프와 달리 홀컵은 고정돼 있고 깃대도 항상 꽂은 채 놔둔다.

골퍼들은 티샷 때는 물론 공을 칠 때마다 고무로 만든 티를 사용한다. 공을 잃어버릴 경우 1벌타를 받고 원래의 공이 분실됐다고 추정되는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새 공으로 경기할 수 있다.

골프화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 등산화나 운동화 등 추위를 이겨낼 수 있고 활동하기 편한 신발이면 된다. 단 스파이크 달린 골프화는 신을 수 없다. 원래 눈과 얼음인 페어웨이와 화이트가 패여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 모리츠(스위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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