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별'인 임원자리가 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영업 본부장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임원수는 254명으로 2년 전인 2004년 9월말의 194명에 비해 31% 늘어났다. 상임임원은 같은 기간 21명에서 23명으로 비상임임원은 66명에서 51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이사대우가 107명에서 180명으로 급증했다.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본부장 한명 당 관리하는 지점 수를 줄여 보다 집중적으로 지점을 관리하려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이사대우급인 영업본부장 자리가 크게 늘어 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 초 인사를 통해 개인영업본부를 18개에서 30개로, 기업영업본부를 2개에서 4개로 14개늘렸다. 이에 따라 각 지역 영업본부장이 맡게 되는 지점수는 기존 50~60개에서 30개 정도로 줄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2월 영업본부장 수를 45명에서 55명으로 늘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은행의 직급별 정체 현상이 심했다"며 "올해 은행실적이 호전되면서 조직원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승진 규모를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의 꽃인 별을 달았다고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부장에서 본부장이 되는 순간 신분이 정규직에서 1~2년 계약직으로 변경된다. 최근 본부장으로 승진한 은행 관계자는 "본부장 승진과 동시에 사표를 내고 새로운 근로계약서에 서명했는데, 그 순간 낭떠러지에 선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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