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당장 눈앞의 정치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과 같은 정치 제도가 형성됐는지 살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심지연 경남대 교수와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한국 정치제도의 진화경로> (백산서당)를 함께 냈다. 책의 근본적 고민은 ‘한국 정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이다.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진화 경로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저자의 기본 생각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통해 한국정치를 볼 것인가’이다. 책은 정치인이나 유권자의 행태가 아니라, 정치제도를 통해 한국 정치를 보려 한다. 제도는 개인과 집단의 행태와 행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의 규칙이자 구조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한국>
이런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책을 모두 다섯 개 부분으로 구성했다. 1부는 정치제도에 반영된 정치권력과 자원 배분 원칙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국 정치제도의 진화 경로를 이론화한다. 2부~5부는 선거제도, 정당 및 공천제도, 선거운동, 정치자금제도 등 구체적인 정치제도를 차례로 고찰하는데, 각 제도의 유형과 의미에 대한 일반이론을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정치제도의 변화 과정과 의미에 주목한다. 국내외 통계자료, 정치인의 회고록, 정당의 보고서, 국회 회의록 등을 적절히 인용해 학술서적이 갖기 쉬운 경직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어 일반 독자가 읽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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