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23일 베이징(北京)에서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기존 북한의 태도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부상은 오찬 회동을 마치고 베를린 북미 접촉(16~18일)을 전후로 한 북한 태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모든 것이 변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부상은 베를린 접촉에서 미측의 태도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렇다.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언급은 김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간 베를린 접촉을 통해 마카오의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 내 북한 동결계좌 문제와 북한 핵 폐기 초기 조치 등에 관한 북미 양측의 양보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입장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김 부상은 BDA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6자회담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북측의 종전 입장을 확인하려는 질문을 받고는 “이미 여러 번 밝힌 바 있다”며 선 BDA 해결 입장을 고수했다.
김 부상은 차기 6자회담에서 핵 폐기 초기 이행 조치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그런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남측은 베를린 접촉의 내용을 북측으로부터 확인하고 베를린 접촉에서 제시된 미측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차기 6자회담에서 북한 핵 폐기의 초기 조치가 이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차기 6자회담 재개 일정에 관해 “BDA 2차 협의는 내주 중, 차기 회담은 늦어도 내달 둘째 주에는 베이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고 2, 3일 내 날짜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며 “북미가 BDA와 핵 폐기 협상 전반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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