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유신시대에 환경문제 교육문제 등을 제기한 후 재임용에서 탈락한 교수가 30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차모(72)씨는 동국대 농대에서 전임강사와 조교수를 거쳐 73년 부교수로 임용됐다. 차씨는 연간 3.3편의 책과 논문을 저술, 당시 문교부 재임용 기준(연간 0.4편)을 충족시켰다. 하지만 휴직 후 미국의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76년 학교로부터 재임용 탈락 통보를 받았다. 학교 측은 “법이 정한 대로 신중히 결정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처럼 보였다. 차씨는 73년 중ㆍ고교 교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생물교과서의 문제점, 실험여건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 내용은 “개편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교과서를 다시 바꿔야 한다”는 내용으로 언론에 보도됐고 문교부가 동국대 총장에게 항의해 차씨는 총장에게서 꾸지람을 들었다. 차씨는 또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식물생태학적 연구’ 등 당시 유신정권의 경제개발정책과 반대되는 환경문제에 대한 연구논문과 책을 다수 발표했다.
차씨는 2003년 헌법재판소가 구 사립학교법에 대해 “재임용 탈락 후 구제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2005년 교육부 교원소청심사특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했다.
심사위는 차씨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지 30년 만인 지난해 6월 “정권의 미움을 사 재임용에 탈락했다는 차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며 차씨의 손을 들어 줬다. 동국대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의환)는 “심사위의 결정에 위법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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