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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무 CCO 임명/ '수업' 끝나… 경영실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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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무 CCO 임명/ '수업' 끝나… 경영실전 나선다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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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경영수업’을 사실상 졸업하고, ‘경영실전’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제 ‘JY(이재용 전무의 영문이니셜) 체제’로 넘어가는 실질적 전환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9일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 고객책임자(CCO=Chief Customer Officer)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이재용 전무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CCO란 말 그대로 고객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 여기서 ‘고객’이란 소니 인텔 노키아 등 삼성부품을 구매하는 글로벌 전자 메이커, 베스트바이 서킷씨티 등 삼성 완제품을 판매하는 세계적 유통업체, 즉 해외 바이어들을 의미한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이 전무가 CCO로 임명된 것은 최근 상무 꼬리표를 뗀 것과는 차원부터 다르다. 실질적 경영수뇌부인 최고책임자(Chief Officer)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내 핵심 최고책임자급은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 외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기태 부회장,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도석 사장 정도. 따라서 비록 직급은 전무지만, 그의 CCO임명은 내용상 사장급 이상의 역할과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설직인 CCO는 직제 역시 CTO나 CFO와 수평적 관계로 편제됐으며, 앞으로 이 전무는 윤 부회장에 대해서만 보고의무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가 전무승진과 함께 TV같은 특정제품 사업부문을 맡을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는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는 분기마다 실적과 손익이 그대로 노출된다. 이 전무가 사업부를 맡는다면 성과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는데 총수 후계자에게 이는 너무도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삼성은 단기적 실적부담이 없으면서도, 회사업무를 포괄적으로 파악ㆍ관리할 수 있는 CCO를 그에게 맡긴 것으로 보인다. CCO는 업무상 ‘CEO 준비과정’성격이 강해, 그 동안 총론적 경영수업을 끝낸 이 전무는 이 자리에서 본격적 ‘CEO 심화수업’을 밟게 된다.

CCO로서 이 전무의 향후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진다. 첫째는 소니 인텔 베스트바이 등 굵직한 해외바이어 관리. 삼성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체매출의 87%가 해외에 발생하기 때문에 이 전무의 업무 역시 해외 거래선과 파트너관계를 유지 발전 시키는 쪽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업무성격 상으로도 유창한 영어실력과 세련된 매너, 탁월한 국제감각을 훈련 받은 이 전무에겐 능력발휘에 더없이 좋은 자리다. 여기엔 글로벌 삼성의 차기총수로서, ‘큰물’에서 활동하라는 이건희 회장의 배려도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역할은 ‘5년, 10년뒤 먹거리’의 발굴이다. 사실 반도체 휴대폰 LCD등 삼성전자의 현 주력사업은 이건희 회장이 끌어올린 ‘신수종 사업들’이다. 그러나 경영권은 승계할 수 있어도, 먹거리까지 물려줄 수 없는 법. 따라서 이 전무에겐 글로벌 협력ㆍ경쟁업체들과 직접 접촉하고 해외시장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아버지 시대의 삼성이 아닌 자기 시대의 삼성이 무엇을 먹고 살아갈지’ 스스로 해답을 찾아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부여된 셈이다.

전무승진과 함께 CCO임명으로, ‘경영수업생’에서 ‘경영자’의 첫발을 내딛게 된 이 전무는 이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노출’과 함께 ‘평가’를 받게 됐다. 그 부담을 이겨내는 것도 그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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