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협상이 19일 막을 내렸다. 예상했던 대로 무역구제와 자동차 등 핵심쟁점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실무선에서 상당한 합의를 끌어내 향후 협상에서 핵심쟁점을 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6차 협상을 통해 대부분의 기술적인 사항들은 사실상 합의를 보았다. 공산품을 다루는 상품무역 분과에서 그간 관세철폐 시한을 정하지 않은 기타 품목중 절반씩을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또 3~10년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던 품목 중 상당수는 당초보다 철폐기간을 앞당김으로써 사실상 협상 타결을 이뤘다. 그러나 무역구제와 자동차, 의약품, 농업과 섬유 등 핵심 쟁점과 분과별 쟁점만을 남겨둔 상태다. 남은 쟁점은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수준의 최종 협상 카드를 교환하고 일괄 타결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전망이다.
양측은 상대편의 마지막 카드를 읽었기 때문에 자국 내에서의 부담을 견뎌낼 수 있는 최종 양보안을 만든 뒤 2월 7차 협상 때 유종의 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7차 협상은 미국 워싱턴DC에서 2월11일부터 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측의 농업시장 개방과 미국의 섬유시장 개방 확대 등을 연계한 패키지 딜은 3월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고받기 식 ‘빅딜’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협상이 이상적인 ‘빅딜’이 아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소규모 패키지 딜’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협상 기간동안 자동차와 의약품ㆍ의료기기 작업반 한국측 분과장들은 커틀러 대표와 김종훈 한국측 대표와 수 차례 개별 회동을 갖고 절충안 마련에 고심했다.
한국측은 자동차 분야에서 배기량기준 자동차 세제의 개선안과 의약품 분야에선 약가 적정화 방안의 보완책 및 신약특허 개선 등에 대한 양보안을 일부 제시했고, 미측은 이를 상당 부분 ‘진전의 성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편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가 국회에 제출한 비공개 한미 FTA 협상 문건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유출자를 가려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자유무역협정체결지원위원회는 이날 “국운을 건 협상이 한창인 때에 비공개 협상전략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우리 협상단을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며 “자해나 다름없는 협상전략 공개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않는 치졸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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