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8억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농업은행의 개혁을 추진하고, 외환보유고 급증에 따른 압력을 해소하기 위한 점진적 환율변동과 외환의 사용을 적극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19, 20일 열린 3차 전국 금융공작회의는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회의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기 보다는 지금까지 추진된 금융개혁의 성과를 이어간다는 쪽에 적지않은 방점을 찍었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과 안정화의 상당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회의는 퇴출 대상으로 전락한 농업은행의 주식 소유방식을 개혁하는 한편 중국정부의 농촌부흥책인 삼농(三農:농촌ㆍ농업ㆍ 농민) 정책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농업은행의 소유, 조직, 인력 부문에서의 대대적 개편이 예상된다.
회의는 또 1조 663억 달러의 막대한 외환보유로 인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낮추기 위해 비축 외환의 사용 경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찾기로 했다. 회의 개막전 소식통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중국후이진투자공사를 싱가포르의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과 같은 기구로 전환시켜 국내외 우량기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회의는 국가개발은행, 수출입은행, 농업발전은행 등 3개 국책은행에 대해 각 은행의 특수한 조건에 따라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처음으로 언급,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회의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금융의 문제점을 ▦ 금융시스템의 불건전 ▦ 불합리하게 배치된 금융기구 등 5가지로 요약, 금융기구의 개편을 시사했다. 원 총리는 또 ▦ 국유은행 개혁지속 ▦ 농촌금융개혁 ▦ 금융개방의 지속적인 추진 등을 역점 추진과제로 제시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약속한 금융 개방이 지속될 것임을 역설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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