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아시아인의 겨울 축제인 제6회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이 오는 28일부터 9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2ㆍ한체대)를 비롯해 총 126명이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0~12개을 따내 종합 2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리는 컬링과 쇼트트랙 등 금메달에 도전하는 종목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편집자>
“왜 빗자루를 들고 다녀요?”
컬링 선수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다. 심지어 “빗자루로 돌을 치냐”는 질문도 받는다. TV중계를 본 사람들은 “돌을 던지는 건 알겠는데 빗자루질은 왜 하냐”고 묻기도 한다.
# 94년 도입…2003년 남녀 금·은대표팀 작년 5월부터 비지땀 "반드시 우승"
한국 컬링 남자 대표팀의 훈련이 벌어진 18일 태릉 실내빙상장. 주장 박권일(35)은 “일반인이 컬링이 뭐냐고 물을 때가 난감하다”고 했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질 못해서다. 똑같은 질문이 반복되자 “얼음판에서 맷돌 같은 걸 던지고, 그 앞에서 빗자루로 청소해서 원하는 곳까지 미끄러지게 하는 경기다”고 설명한다. 컬링 선수로서 자존심은 상하지만 “얼음판에서 청소한다”고 말하면 그때서야 “아하, 그게 컬링이었구나”라는 감탄사가 나온단다.
‘얼음판 위의 체스’ 컬링이 한국에 소개된 건 1994년. 쌍방울개발㈜이 동계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다. 한국 컬링의 나이는 올해로 만 13살. 컬링 인구는 약 600명에 불과하지만 중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정상을 다툰다. 아직까지 일반인의 눈에는 생소한 게 사실이지만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가 금메달, 여자가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인 강원도청 유근직 감독은 “페블(얼음 알갱이)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만큼 주최국 중국이 강력한 우승후보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선수권대회에서 우리가 중국을 꺾고 호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대표팀은 오전, 오후에 각각 2시간씩 훈련한다. 빙상 훈련이 끝나면 각자 체력훈련을 실시한다. “컬링을 하는데 체력훈련을 왜 하냐”고 묻지만 천만의 말씀. 컬링은 경기당 3시간 안팎의 시간이 걸리고, 보통 하루에 2경기를 치른다. 상대와의 두뇌싸움이 중요하지만 강인한 체력도 필수다.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돌(stone)을 던지기(delivery) 때문에 하체가 튼튼해야 한다. 빗자루(brush)로 얼음 알갱이(pebble)를 쓸 때(sweeping) 체력 소모가 많아 상완근 단련도 빠트릴 수 없다. 지난해 5월부터 체력훈련에 매달린 박권일 등은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 지켜봐 달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여자 대표팀인 전북도청은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고 있다.
▲ 컬링(Curling)이란?
스코틀랜드 민속놀이에서 유래한 컬링은 19세기 캐나다에서 근대 스포츠로 발전했다. 종주국 영국과 캐나다, 미국이 컬링 강국. 2003년 아오모리대회부터 동계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컬링은 운동능력보다는 작전에 따라 승패가 갈려 '얼음판 위의 체스'로 불린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15세기 이전부터 강바닥에서 건진 반질반질한 돌(Stone)을 얼음판 위에서 밀어넣고 쳐냈다. 이를 본뜬 컬링은 돌을 던져 티(Tea)라고 부르는 원(반지름 60.9㎝)안에 가깝게 붙이는 경기다. 4명의 선수가 2개씩 총 8개의 돌을 던져서 점수를 매긴다. 이를 10번 반복한 뒤 누적점수로 승자를 가린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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