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에 들어있는 혈소판이 ‘당뇨성 족부궤양(足部潰瘍)’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대 구로병원의 상처 및 당뇨발 클리닉 한승규 교수팀은 2004년 5~7월 평균 66세의 당뇨성 족부궤양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혈액은행의 혈소판 농축액을 이용해 상처부위를 치료한 결과 2개월 만에 상처를 물로 씻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 성형외과 학회지에 게재됐으며 미 성형학회지에도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내용에 따르면 15년 동안 당뇨치료를 받은 74세의 한 남성환자는 길이 12㎝의 환부가 단 한 번의 혈소판 치료만으로 2주 만에 완전히 치유됐으며 대상자들의 혈소판을 이용한 치료 만족도가 10점 만점 중 평균 7.2점을 기록해 기존 치료법의 평균 만족도인 4.3점에 비해 크게 높았다.
연구 대상이 된 당뇨 족부궤양 환자들은 3일 내지 2주 간격으로 세 번의 혈소판 치료를 받았고 치유 까지는 평균 7.4주가 걸렸다. 이들 대부분이 2개월 만에 완치에 도달한 셈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들 환자들을 치료 후 1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재발이나 다른 합병증이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 며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일반 상처소독을 한 쥐의 경우보다 혈소판을 이용해 치료한 쥐가 2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혈소판이 당뇨 족부궤양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바로 혈소판에 있는 ‘혈소판 유래성장인자’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성장인자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뇨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성장인자가 덜 만들어져 상처치유에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상처부위에 인위적으로 여러 성장인자들을 공급함으로써 치료를 돕게 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 족부궤양에 걸리면 발을 절단해야 된다는 일반인의 인식을 뒤집는 획기적인 것” 이라며 “과거와 달리 이번 연구에선 혈액은행의 혈소판 농축액을 사용함으로써 본인이나 가족의 혈액을 수급해야 하는 불편함과 별도의 장비 및 검사를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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