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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강권석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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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강권석 기업은행장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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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년간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과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보람된 일이라면 무엇보다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이다.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

취임 당시 74조원이었던 총자산은 105조원을 넘어섰다. 2,24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9월말 현재 7,858억원에 달한다.

또 중소기업 여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9.3%로 중소기업 금융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또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서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예금을 좀 더 확보하지 못한 점이다. 중소기업에 좀 더 싼 금리의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가계예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기업은행이 기업만 상대하는 것으로 여겨져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최선을 다한 만큼 여한은 없다. 후임자가 누구이든 지금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놓고 가겠다는 일념이다. 골프로 치면 18홀에 들어왔는데, 욕심을 내서 오비를 내지 않고 마무리를 잘 할 생각이다.”

- 중소기업 여신 시장에 시중은행도 뛰어들면서 국책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이 애매해졌다. 기업은행의 발전을 위해선 민영화가 시급해 보인다.

“기업은행의 민영화 방침은 너무도 분명하다. 내가 1994년 증권발행과장으로 있을 때 기업은행을 상장시켰다. 민영화 방침은 그 때 정해진 것이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여신시장을 확대하면서 기업은행의 정책적 필요성은 줄어든 게 사실이다.

예전 주택금융시장이 미약했을 때 주택은행이 국책은행으로 있다가 이후 민간의 주택금융이 활성화하면서 민영화했듯이 기업은행도 이제 변신해야 할 때다. 민영화의 구체적 시기는 정부가 결정해야겠지만, 민영화 여건은 충분히 성숙됐다고 본다.”

- 민영화 와중에서 시중은행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보다 예금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힘겨운 점도 있을 텐데.

“중소기업 금융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다른 은행이 따라잡기는 힘들다. 중소기업 여신시장에서 앞으로 5년 내 시장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려 중소기업 금융 리딩뱅크 자리를 더욱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계예금 확보가 긴요한 게 사실이다. 채권을 발행해 자금 조달하는 것보다 예금을 확보하는 것이 조달비용이 적게 든다. 기업금융을 위해서라도 가계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다. 최근 24년만에 CI를 교체한 것도 이런 의도다.

새 CI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철학을 담았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자산 100조원 시대 기업은행의 비전을 표현하고 있다. 또 개인 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만족추진단과 PB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조직적인 시스템도 갖췄다.

무엇보다 영업점포가 시중은행보다 적고, 점포 위치가 주로 공단지역에 밀집돼 있어 개인고객이 접근하는데 다소 불편한 게 사실이다. 대안으로 올해는 미니 점포를 30여개 정도 낼 계획이다. 일반 점포보다 작은 평수에 직원도 3~5명 정도로 한정한 미니 점포를 통해 점포 부족을 보완할 생각이다.”

- 장기적으로 시장에서는 기업은행을 둘러싼 인수합병(M&A)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도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M&A를 해야 한다. 규모의 경쟁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가 은행권이다. 규모가 크면 클수록 이점이 많다.

전세계 은행의 성장 추세가 대형화ㆍ겸업화ㆍ국제화다. 금융시장이 융합돼 가고 고객들의 서비스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합금융그룹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예대마진이 점점 축소되는 상황에서 각종 금융상품을 취급하면서 비이자 부문에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도 필요하면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은행이 시장의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 100조원 달성이 인수 합병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민 신한 우리 등 빅3 은행이 자산 100조원의 기업은행 인수시 독과점 문제가 제기돼 기업은행을 인수하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이 M&A 대상에서 벗어나 M&A의 주체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 중소기업 금융의 현장에서 많은 중소기업인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 훌륭한 중소기업이 많다. 수출 3,000억달러 돌파에도 중소기업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환율 걱정이 가장 크다.

정말 환율 걱정 때문에 투자도 마음대로 못하는 등 전전 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무엇보다 환율 대책에 매진해 중소기업인들의 걱정을 덜어줘야 할 때다.”

<약력>

▦ 1950년 서울생

▦ 동성고ㆍ연세대 행정학과 졸

▦ 미국 밴더빌트대 경제학 석사

▦ 행시 14회 ▦재무부 증권발행과장

▦ 재정경제원 보험제도과장

▦ 금융감독위 증선위원

▦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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