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관련 정보는 인터넷에서 구하지만 실제 쇼핑은 백화점에서 한다. 한 달에 패션제품은 1.6개, 뷰티 관련 제품은 0.88개를 구입하며 자신만의 (패션)스타일이 있다고 자부한다. 소위 ‘명품’ 소비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한 것일 뿐 그 자체로 세련되고 탁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선호하며 배우고 싶은 취미생활은 골프이지만 실제로는 등산을 가장 많이 한다….‘
한국 30대 직장인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보고서가 나왔다. 남성잡지 ‘루엘(Luel)’이 다음 달 한국판 출시를 앞두고 서울 및 분당과 일산지역에 사는 직장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꽃미남부터 메트로섹슈얼, 위버섹슈얼, 크로스섹슈얼, 훈남에 이르기까지 소비와 문화의 주체로서 남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대, 30대 남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아보자.
인생의 최고 가치는 가족, 실제 신경 쓰는 것은 재산증식
남성 30대 직장인들은 일 보다 가족을 우선시 했다. 인생에 있어서 우선시 하는 가치로 ‘가족’(42.8%)이 첫 손에 꼽혔고 건강 돈 사랑 순. ‘일’(6.6%)은 최하위였다. 그러나 요즘 가장 신경 쓰는 문제로는 ‘재산 증식’(24.4%)이 가장 앞섰고 결혼 건강 노후가 뒤를 이었다. ‘가족관계’(7.4%)는 마지막으로 꼽혔다.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현재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묻는 항목에는 79.4%가 ‘없다’고 답했다.배우고 있는 사람의 경우도 평균 비용은 16만원에 그쳤다.
상류층을 판단하는 기준은 ‘재산 정도’(42.2%)와 ‘사회적 영향력’(41.0%)이 절대적이었다. 반면 ‘출신 집안’(9.0%)이나 ‘학력’(7.6%)은 부차적이었다. 사농공상 같은 전통사회의 가치가 30대 직장남성에게는 더 이상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수치.
같은 남자라도 '마초'는 싫어
같은 남자 입장에서도 가장 보기 싫은 남자는 ‘시대착오적인 마초맨’(27.0%)이 첫 손에 꼽혔다. 화장하는 남자’(26.4%), ‘수다스러운 남자’(23.6%)가 뒤를 이었다. 남성 글루밍이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거론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남성세계에서는 여전히 남성의 여성화 경향에 대한 반감이 엄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는 성격(59.8%)을 가장 중시하고, 집안배경(14.4%)과 외모(14.0%)가 뒤를 이었다. 다만 집안배경의 경우 연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고소득군(20.6%)이 5,000만원 이하 소득군(11.0%)에 비해 더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에 민감하지만 쇼핑은 괴로워
30대 직장인 남성의 레저타임은 꿈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준다. 가장 선호하고 배우고 싶은 취미활동으로 골프(22.6%)를 들었고, 스쿠버다이빙(11.6%), 악기연주와 스키(각각 8.8%) 등이 뒤를 따랐다. 반면 현재 하고있는 취미생활은 등산(26.6%)과 헬스(22.7%), 영화관람(19.9%) 등이었다.
자신의 패션스타일에 대해서는 퍽 자신감을 보인다. 응답자 10명중 6명이 ‘자신만의 패션스타일을 지켜나가는 편’(62.0%)이었으며 ‘유행하는 트렌드를 따른다’(11.6%)는 응답도 꽤 됐다. ‘나만의 스타일도 없고 유행을 따르는 편도 아니다’는 26.4%였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유행에 민감해서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들은 10명중 2명(19.6%)이 유행을 따른다고 대답했다. 연소득 3,000만원 미만은 같은 항목 응답자가 7.0%에 불과했다.
패션에 민감하지만 쇼핑은 30대 직장남성인들에게는 썩 즐겁지 않은 활동이다. 과반수가 쇼핑을 좋아하지 않았다(60.4%). 그러나 일단 패션 품목을 살 때는 ‘내 스스로/ 내 취향에 맞춰서 구입하는 편’(45.6%)이 10명중 4,5명에 달했다. ‘아내나 연인 어머니 등 가족이 알아서 구매해다 준다’(15.5%)는 의외로 적은 수치였다.
월 평균 패션제품 구입 빈도는 1.6회였으며 뷰티제품은 0.88회 정도 구입한다. 패션이나 뷰티제품의 쇼핑정보(중복응답)는 주로 인터넷(56.4%)을 통해 얻고 아내나 여자친구의 도움을 얻는(40.0%) 경우도 많았다. 패션상품을 구입하는 장소는 백화점(43.2%)이 가장 높았고 할인점(26.6%), 남대문 등 패션전문상가(14.0%), 인터넷(13.6%) 순이었다.
이밖에도 30대 직장남성들이 ‘지난 1년간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명품 브랜드’는 구치 버버리 프라다 순이었으며 좋아하는 외식업체 유형은 한식당(54.2%)이 압도적이었고 패밀리레스토랑(37.6%), 일식당(20.8%)이 뒤를 이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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