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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힙합 무대 '몸짓과 소리만으로 즐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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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힙합 무대 '몸짓과 소리만으로 즐겨봐요!'

입력
2007.01.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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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궁금하던 차에 손자들과 함께 와서 보니 참 재미 있더군요. ”

17일 밤 9시 20분 <비보이 코리아> 가 공연되는 서울 정동 전용 극장. 막 내린 후 비보이들과 기념 촬영을 하느라 정신 없는 손자들을 흐뭇하게 지켜 보던 이헌일(67)씨가 말했다.

우리 시대와 손잡은 전통의 소리들이 외국의 옷을 입고, 신년 벽두를 한국적 신명으로 채우고 있다. <난타> 의 후속작으로 PMC 프로덕션이 지난 해 11월부터 서울 정동 전용 극장에서 펼쳐 오던 무대의 열기는 막 내린 뒤에 더하다. 비보이로 대변되는 힙합 문화가 한국인의 일상 속으로 융해되면서 안팎의 경계가 무뎌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막을 연 이래 320석이 거의 매진 사례를 빚고 있다. 대사를 거의 배제한 마임 형식의 넌버벌 무대는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다가설 공간을 마련한다. 무대를 시종일관 누비는 것은 격렬한 메탈 음악이지만, 가야금이나 해금 등 국악기를 배우들이 실제로 연주하는 음악 선율은 월드 뮤직 무대를 연상케 한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배틀(battle) 장면. 착한 비보이 팀인 3B와 나쁜 비보이 팀인 YB(야비하다는 뜻)팀의 춤싸움이다. 헬멧을 쓴 채 머리를 바닥에 대고 팽이처럼 몸 전체를 격렬히 돌리는 헤드 스핀은 물론, 긴 손잡이의 빗자루를 이용해 서로 주고 받는 등의 수작을 걸며 진행되는 색다른 대결에 객석은 열광한다. 오픈 런. 화~금 오후 8시, 토 4시 8시, 일 3시. (02)739-8288

트라이프로는 우리의 샤머니즘적 자산, 굿에 착목했다. <더 굿> 은 전통의 굿이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the good)을 의미하는 중의적 제목이다. 인기 비보이 그룹의 리더가 잡귀를 쫓기 위해 결국 용이라는 무당의 굿에 의지한다. 악의 힘에 쫓기던 무당은 결국 굿으로 치우천황을 불러내고, 붉은 악마들의 힘으로 승리한다. 굿 음악과 힙합 비트가 어우러지는 한 판이다.

이 무대는 길거리나 소극장이 주무대였던 비보이 댄스가 최초로 1,000석 대극장으로 진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통적 오방색을 이용한 화려한 의상과 조명이 현대 무용가 안애순씨의 지휘에 힘입어 예술 힙합으로 거듭난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대명사인 야마카시(아프리카어인 링갈라어로 ‘강인한 사람’을 의미) 팀의 고난도 연기가 곁들여 진다. 인기 비보이 그룹 Morning Of Owl이 현실화한다. 2월 6일~3월 4일 멜론 악스홀. 화~금 오후 8시, 토 7시, 일 3시. (02)501-7888

전통 연희도 질세라 판에 뛰어 들었다. 3년차 사물놀이단 The광대의 <타이거 헌터> 는 민담 ‘금강산 포수’를 현대화한 것. 고성오광대, 봉산탈춤, 태껸, 하회별신굿 등 고유의 볼거리가 풍성한 국악 장단에 펼쳐져 나온다. 붉은 악마 응원, 악극 <카츄사의 노래> 등에서 선보여 온 젊은 악가무(樂歌舞)단의 현재다. 김사명 연출. 20일 오후 4시 7시. 서강대 메리홀. (02)747-1028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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