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였던 지난해 하반기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폭이 정기예금금리 인상폭의 3.5배에 달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이후 지금까지 중소기업대출 금리도 0.4%포인트나 급등해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43%로 6월말에 비해 0.0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5.69%로 0.21%포인트나 상승해 예금 금리에 비해 상승폭이 3.5배나 컸다.
더욱이 11월말 이후에도 정기예금금리는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택대출금리를 지속적 올리고 있어 예금ㆍ대출금리의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주택대출금리를 지난주보다 0.06%포인트 높인 연 6.05~7.05%로 적용키로 했다. 대출 최저금리가 작년 6월말에 비해 0.69% 포인트 급등했으나 1년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22일 현재 4.65%로 0.10% 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주택대출 최저금리 인상폭이 정기예금 최고금리 인상폭의 6.9배에 달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22일 주택대출 금리를 5.84~7.14%와 5.94~7.04%로 각 0.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고, 하나은행도 6.14~6.84%로 0.02%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정기예금금리의 경우 우리은행이 4.6%,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4.8%로 지난해 6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택대출금리 인상률이 정기예금 금리 인상률의 1.8~2.9배에 달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도 급등세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31일 기준 최저 연 5.37%에서 1월22일 5.77%로 0.40%포인트나 급등했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금리는 신용등급이 BB이면서 담보가 있는 10억원 가량의 중기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하나은행의 CD연동 공장담보 중기대출금리도 지난해 10월 말 연 6.46%에서 1월22일 기준 6.85%로 3개월여 만에 0.39%포인트 급등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돈줄을 강력하게 죄자 예금금리는 그대로 둔 채 대출금리만 경쟁적으로 인상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대출자에게 부담을 오롯이 전가하는 방식으로 예ㆍ대 마진 격차를 확대해 너무 손쉽게 큰 돈을 벌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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