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대아산과 개성관광을 다시 추진할 뜻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대가를 둘러싼 이견으로 남쪽의 다른 파트너를 거론하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 교류협력 여건이 악화한 상황이어서 전보다 난관이 많은 형편이다. 남북 모두 주변상황과 여론을 두루 헤아려 조심스레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남북 긴장완화를 위한 민간 교류협력은 국내외 정치상황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개성관광은 금강산관광 못지않게 뜻있는 사업이다.
개성공단사업이 그렇듯이 오랜 분단과 대치를 넘어 교류협력의 문호를 넓히는 실질적 효과는 한층 클 것으로 기대할 만 하다. 금강산관광이 북한사회와 고립되고 제한된 접촉에 머무는 것에 비해, 개성관광은 역사 탐방에 그치지 않고 북한 현실 및 주민과 직접 마주하는 것인 만큼 북한사회에 미칠 영향도 크다고 본다.
물론 북한에 대한 불신이 커진 터에 새로운 교류협력사업을 섣불리 추진할 것은 아니다. 금강산관광 대가로 막대한 현금을 준 것은 핵실험을 도운 셈이라고 비난하는 보수여론은 애초 마땅치 않게 여길 것이다.
개성공단 등 우리의 독자적 대북 교류협력에 호의적이지 않은 미국의 이견과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의 중요성과 남북 협력의 가치, 국민 여론을 함께 돌보는 현실적 접근이 긴요한 이유다.
남북이 가장 신경 쓸 것은 역시 관광대가 문제다. 북한은 2005년 3차례 시범관광 때 관광객 한 사람에 하루 150달러를 요구했으나 현대아산은 2박3일 금강산관광의 80달러에 비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쪽의 이견을 좁히는 것보다 훨씬 절실한 것은 현금 제공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낮추고 투명성을 높이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북측은 아무리 돈이 아쉽더라도 스스로 지나친 요구를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 남북 당국과 사회 모두 긴 안목으로 긴장 완화와 화해협력의 길을 넓히고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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