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 필은 ‘Zukunft@BPhil’이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예술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이며, 오케스트라는 모든 사람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의 신념에 따라 시작된 프로젝트로 베를린의 부랑아, 교도소 수감자들이 베를린 필의 공연에 동참했고, 베를린 필 단원들은 유치원과 학교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학생들을 지도한다.
국내에서도 어린이 혹은 청소년 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지만 방학 숙제를 겨냥한 단발성 공연이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쉬운 음악들을 연주하고, 해설자가 설명해주는 비슷비슷한 방식이다. 오케스트라가 장기적인 계획 하에 적극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음악수업 1교시’는 서울시향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본격적인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다. 공연 1시간 전인 오후 7시 공연장 로비에는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모든 악기가 배치된다. 어린이들이 직접 듣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 학습을 위한 것이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도우미가 되어 악기에 대해 설명해주고 연주법도 가르쳐준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시범적으로 후암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연습실에서 악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뜨거워 이를 공연장으로 옮겨왔다. 특히 튜바나 호른, 팀파니, 더블베이스 등 평소에 접해볼 수 없는 악기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대단했다고 한다.
오후 8시부터는 크리스토프 캄페스트리니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해설로 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중 ‘투우사의 노래’, 하이든 교향곡 94번 <놀람> 중 1, 2악장 등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다. 놀람> 카르멘> 청소년을> 빌헬름>
서울시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관련 후원회를 발족시켰고, 교육용 악기도 구입했다. 음악수업 2교시, 3교시 등의 이름으로 악기 체험이 동반된 연주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단원들이 복지 시설이나 학교를 찾아가 음악 지도를 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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