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이틀째인 16일 오후 FTA반대 시위대가 서울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 집회를 강행, 서울 강북 도심에 오후 내내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도로 3개 차로를 점거하고 3,000여명이 참가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경찰은 범국민 궐기대회를 불법 집회라며 금지통보했지만 범국본은 민주노동당 주최로 열린 FTA 반대 당원 결의대회(합법 집회)에 참가한 뒤 같은 장소에서 궐기대회를 강행했다.
범국본은 “한미FTA는 경제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 갖다 바치는 매국행위”라며 “정부는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 한미 FTA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는 종이로 만든 ‘광우병 소’ 를 불태우기도 했다.
시위대는 집회를 마친 뒤 인도와 지하철 등을 이용해 종로5가와 충무로까지 이동, 오후5시께부터 3~7개 차로를 기습 점거한 채 지하철3호선 동대입구역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경찰이 전경차량으로 차단벽을 만들어 진로를 막자 시위대는 근처 장충공원으로 옮겨 촛불문화제 등을 열었다.
이날 집회와 거리행진으로 대학로 주변과 명동, 충무로, 협상장인 신라호텔 주변 도로 등을 중심으로 오후 내내 차량들이 시속 10~30㎞ 안팎의 거북이 걸음을 했다.
범국본은 17일 오전에도 경찰이 금지 통보한 농민결의대회를 장충공원에서 열 계획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