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상가전 분야의 화두는 완전 고화질(풀 HD) 영상이다.
가전업체들도 지난해부터 LCD TV를 중심으로 앞 다퉈 풀HD TV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파문을 일으킨 업체가 바로 일본 소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11월초 국내에 ‘브라비아X’ LCD TV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리얼 풀HD’라고 선전하며 국내 가전업체들의 풀HD TV 화질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마디로 소니 브라비아X 시리즈를 제외한 국내 가전업체들의 제품은 진정한 풀HD 영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영상과학재단(ISF) 공인 영상전문가(칼리브레이터)인 이종식 박사와 함께 소니의 브라비아X 46인치 LCD TV인 ‘KDL-46X2000’을 검증했다.
▦손실 없는 영상 재현=소니가 국내 가전업체들의 제품이 풀HD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제품들의 영상 처리방식 때문이다. 소니측은 국내 업체들의 풀HD TV가 방송사에서 보내는 HD 방송을 보여줄 때 일부를 잘라내고 확대(오버스캔)해서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방송사에서 보내는 비월주사방식 신호(1,080i)를 풀HD LCD 패널에 맞는 순차주사방식(1080p)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다. 소니는 오버스캔을 적용하지만 영상을 잘라내지 않고 보여주는 ‘1 대 1 매칭’ 방식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박사는 “국내 가전업체와 소니 제품을 놓고 HD방송을 수신한 결과 국내 제품들에서 영상이 미세하게 잘려나간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제품의 일부가 방송을 시청할 때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과도한 오버스캔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방송 신호만 놓고 비교하면 국내 제품들이 미세하게나마 HD 방송신호를 자르는 셈이다. 이를 소니측은 TV의 그래픽엔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소니측은 브라비아X 시리즈에 탑재된 방송 손실 보정 기술인 ‘HD크리에이션’이 방송 신호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불편한 EPG, 지나친 고가격=그렇지만 HD방송 외에 DVD, 비디오 게임기 등 외부 기기를 연결해서 HD 영상을 재생했을 때에는 국내 제품과 소니 모두 차이가 없는 HD영상을 재생했다. 반면 HD 방송에 수반되는 전자프로그램안내(EPG)는 국내 제품에 비해 조작이 불편하며 가격도 지나치게 비싼 편이다. 이 박사는 “국내 제품들이 제공하는 EPG 내용이 훨씬 풍부한 편이며 작동법도 편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에서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다. 국내 판매가격은 550만원대에 이르지만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300만원대에 불과하다. 소니코리아의 박상태 대리는 “메뉴 한글화 등 현지화 작업을 위해서는 개발비가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명했다.
이 박사는 “브라비아 X 시리즈의 정확한 색감과 손실 없는 HD영상은 매력적”이라며 “그렇지만 국내 시장에 맞는 EPG개발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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