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07’에서 마주친 강태진(47) 씽크프리 대표는 나이보다 무척 젊어 보였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턱수염을 기르고, 한쪽 귀에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착용한 강 대표는 한글과컴퓨터에서 ‘한글’을 개발하는 등 오피스 프로그램에만 20년간 매달려온 한국의 원로 벤처 사업가다. 최근 그는 웹에서 바로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는 씽크프리(thinkfree.com) 서비스를 개발해 해외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강 대표는“한국에서는 웹 오피스가 아직 낯설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과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을 자기 컴퓨터(PC)에 설치하지 않고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씽크프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컴퓨터 용량을 크게 차지하는 오피스 설치 프로그램을 자기 PC에 설치하지 않고도 문서를 웹에서 쉽게 작성ㆍ저장ㆍ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료는 개인은 무료, 기업 등에는 MS 오피스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해외에서는 1~2년간 많은 웹 오피스 업체가 생겼으나, 최근에는 씽크프리를 포함해 구글(docs.google.com), 조호(www.zoho.com) 등 3개 업체가 세계 웹 오피스 시장을 3등분하고 있다. 씽크프리는 다른 두 경쟁업체보다 처음 로딩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고급기능을 제대로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씽크프리에 대한 관심은 해외에서 더 뜨겁다. 현재 한국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납품 계약을 맺은 정도지만 이미 미국 LA시립중앙도서관에서는 씽크프리가 MS오피스를 밀어내고 실제 사용되고 있다.
이번 CES에서도 일본 NTT 히다치, 호주의 최대 통신사업자인 텔스트라 등 11개 해외업체로부터 상담을 진행했다고 강 대표는 말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와 영국 가디언지가 씽크프리를 집중적으로 다룬 기사를 내보냈고, 뉴욕타임즈도 이 달 말 ‘혁신가들’ 시리즈에 강 대표 인터뷰를 게재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전세계 오피스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MS가 오피스 사업으로 연간 12조원의 매출과 7~8조원의 이익을 얻고 있는데, 씽크프리는 이중 10%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될 3년 뒤에는 웹오피스 시장이 MS를 위협할 정도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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