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출판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여성 작가 안이루(安意如ㆍ23)의 저작들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면서 중국 출판계가 떠들썩하다.
지난해 11월부터 표절 의혹을 받고 있던 안이루는 14일 “잘못된 것은 고치겠으며, 표절 의혹을 지적해준 아마추어 작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표절을 시인한 것이다. 안이루는 특히 “(표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내 책 <처음 대하는 듯한 인생(人生若只如初見)> 의 한국어판이 나올 때 서문을 통해 의혹을 지적한 이에게 감사를 표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처음>
안이루의 이 같은 발언으로 중국 출판계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중국 출판계는 고전을 재해석하는 책들이 붐을 이루면서 호황을 구가했는데, 이번 논란은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안이루는 20세 초반의 젊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해석력을 과시하면서 당시(唐詩) 등 고전시가와 시인들의 생각을 쉽게 풀이한 <처음 대하는 듯한 인생> <사무사(思無邪)> 등을 잇따라 출간,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특히 안이루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그의 인기를 더욱 치솟게 했다. 사무사(思無邪)> 처음>
하지만 안이루 표절 의혹은 ‘악성(惡性)’이다. 의혹을 제기한 아마추어 작가 스지항(石繼航)은 안의 <처음 대하는 듯한 인생> 이 자신의 글 <인상성당(印象盛唐)> 의 38곳을, <사무사> 는 자신의 다른 글 12곳을 그대로 베꼈다고 주장하면서 표절한 부분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무사> 인상성당(印象盛唐)> 처음>
스지항의 주장에 따르면 <처음 대하는 듯한 인생> 3분의 1이 스지항의 글이다. 스지항은 “표절한 대목들의 문장들은 내가 쓴 글에서 한자도 틀리지 않았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처음>
표절 의혹을 받고 2개월 넘게 침묵은 지켜온 안이루는 지난달 스지항과의 전화 통화에서 스지항의 글들을 이전에 읽어봤고, 경제적인 보상을 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안이루는 “고전 시가에 대한 해설서는 결국 많은 저서를 인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인용했다는 주석을 달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밝히고 있다.
안이루의 발언이 나오자 네티즌들은 “너무나 부도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의 작품이 결국 다른 사람들의 감상과 느낌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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