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신당창당 논의가 제자리를 맴돌면서 당내에서 선도탈당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의 7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회의가 성과없이 끝나면서 선도탈당론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는 것. 탈당을 공식화한 염동연 의원은 15일 다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대준비위가 활동 시한인 20일까지 당의 발전적 해체와 신당창당을 위한 한시적 지도부 구성을 결론 내지 못할 경우 탈당한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다”며 탈당 바람몰이에 나섰다.
그는 특히 “정당의 기득권을 가지고 통합에 성공한 예를 보지 못했다”면서 범 여권의 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제3지대’ 집결할 것을 주장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을 밀어붙이려면 정파를 초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통령의 당적정리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친노 직계인 김형주 의원도 “당사수파가 오히려 먼저 탈당해서 재야 시민사회세력과 결합해야 한다”는 이른바 ‘역발상 탈당론’을 꺼내든 상태다.
신당파 내부적으로도 탈당의 명분을 축적하려는 여러 갈래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탈당과 ‘국민대통합신당추진 의원협의회’ 구성을 결의한 신당파 4개 모임(국민의 길, 실사구시, 희망21, 안개모)은 조만간 토론회를 열어 신당의 세 몰이에 나설 계획. 희망21의 양형일 의원은 “신당파로서는 앞으로 일주일이 대단히 중요한 시간”이라면서도 “전대준비위가 대통합을 결의하지 못한다면 탈당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당파인 박명광 의원도 “탈당을 선도하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지고 더 의기투합하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종석, 김부겸, 정장선, 최용규, 조배숙 의원 등 재선 그룹도 16일 회동을 가진 뒤 오는 18일 ‘왜 통합신당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우리당내 비 호남권출신이 선도 탈당해 민주당과 제3지대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우리당 내 수도권 초ㆍ재선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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