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 중인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국 정상은 14일 세부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열어 주요 정치 외교 문제뿐 아니라 국제 및 지역문제에 대한 긴밀한 대화ㆍ조정을 위해 3국 외교부간 고위급 협의체를 설치키로 하고 연내 중국에서 1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2년 만에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외교 장관들이 12일 회동에서 ‘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를 올해 한국에서 여는 등 정례화하기로 한 것과 별도로 이같이 합의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은 “외교부간 고위급 협의체는 공통 관심사인 테러, 국제범죄 등은 물론 아직 논의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관심 사안들을 다룰 것”이라며 “사안에 따라 장관, 차관 등이 폭 넓게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 정상은 또 3국간 경제통합의 전기가 될 투자 제한 완화ㆍ폐지를 위한 투자협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하고, 3월 도쿄(東京)에서 1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 9ㆍ19 공동성명 조기 이행 등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원자바오 총리와 별도로 가진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문화재 관계기관이 관심을 갖고 있는 유물유적에 대한‘발굴ㆍ조사ㆍ보존 협력사업’의 조기 시행을 요청했으며 원자바오 총리는 “양국간 민감한 문제에 대해 적절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0개국 아세안 회원국들과 별도로 가진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국제 테러 등 초국가 범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역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4일 저녁 아세안+3 정상회의 후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주최로 열린 정상만찬에 불참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이 잇따른 일정에 피로가 겹쳐 주최측에 양해를 구하고 정상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국제행사 참석을 위한 해외 순방기간에 피로누적 등을 이유로 공식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한ㆍ아세안 정상회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한ㆍ중 정상회담,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잇따라 소화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15일로 예정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의 일정에는 예정대로 참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이동국기자 east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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