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은 글로벌 인재확보에서 나온다.’
재계가 연초부터 글로벌 인재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한 경쟁을 뚫고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우수 두뇌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과 LG SK 등은 수년전부터 수시로 우수인재 유치단을 전세계에 파견하고, 해외 명문대학과 협약을 맺어 고급인력을 입도 선매하는 프그로램을 가동중이다. 꼭 필요한 인재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연봉ㆍ국적ㆍ나이ㆍ전공을 불문하고 모셔오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격화하자, ‘창조경영’(삼성), ‘2010년 글로벌 빅3 진입’(LG) 등을 내세워 인재중시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있다. 여기에 내수 중심의 기업들도 수출비중이 커지면서 글로벌 인재 모셔오기에 뛰어들고 있다.
올들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LG그룹.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어느 조직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핵심 인재 300명을 육성해 2010년까지 글로벌 톱 3에 진입하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을 꾸준히 영입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분야에서 30여명의 핵심인재를 임원급으로 외부에서 스카우트한데 이어 올해도 해외시장 프리미엄 전략을 주도할 외국인 인재를 뽑기로 했다. 또 이 달부터 우수인재 유치단도 북미 유럽 일본에 파견,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홈네트워크 등 중점 사업 분야의 석ㆍ박사급 인재들을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
90년대부터 ‘천재경영론’ ‘지역전문가 육성’을 통해 인재경영을 선도해온 삼성그룹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건희 회장이 창조경영을 주창함에 따라 고급 두뇌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S(Super)급, A(알파벳의 첫 글자)급, H(High Potential)급 등 3등급으로 ‘인재풀’을 구성, 인도 러시아 중국 등 신흥 정보기술(IT) 및 기초소재 강국을 대상으로 ‘창조경영의 주역’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외 라이벌 회사들의 견제가 워낙 심해 모든 작업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담당 안승준 전무는 “창조경영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단순히 인력확보에 그치지 않고, 전문지원팀을 두고 이들이 국내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살면서 삼성맨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부터 해외 유명대학 석ㆍ박사급 인재를 매년 100여명씩 채용해온 현대ㆍ기아자동차도 적극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 동안 이렇게 채용된 인재들이 다수의 해외 특허를 출원하는 등 성과가 좋았다”며 “해외 우수인력을 정례적으로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리티’(글로벌 역량 강화)를 앞세우는 SK도 지난해 중국인 40명을 포함, 경영학석사(MBA) 및 R&D 인력 등 100여명의 해외인력을 선발한데 이어 올해는 베트남 인도 등에서도 뽑을 계획이다. 올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1조5,000억원을 투자, ‘글로벌 두산’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두산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인재들을 수시 영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 김승연회장도 ‘순혈주의’에서 탈피해 외부 인재들과의 화학적 융합을 이루는 ‘하이브리드 인재론’을 펴며 세계적인 인재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주요그룹 글로벌 인재 확보전략>주요그룹>
삼성 - 글로벌 스칼라십 프로그램(해외 석·박사급 우수인재 유치, 국내대학원 2년+삼성근무 2년, 이후 해외파견)
- 지역 전문가 프로그램(매년 250명 안팎 1년간 전세계로 파견,현지 전문가로 육성)
현대·기아차 - 해외 명문 대학석·박사급 매년 100여명 채용
LG - 글로벌 비즈니스리더(해외법인의 마케팅·생산 책임자급 우수인력선발, 직무 및 순환교육을 통해 핵심인재 육성)
- 디지털 리더 캠프(해외 석·박사과정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제도)
SK -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서 인력 채용
두산 - 연간 수시 해외 고급 인력 채용
박진용기자 hub@hk.co.kr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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