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부앵 글, 상드린ㆍ알랭 모레노 사진ㆍ선선 옮김 / 푸른숲 발행ㆍ112쪽ㆍ1만8,800원
“아들아,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걸 축하해. 조금 두렵지? 하지만 겁낼 필요 없어. 학교는 무서운 곳이 아니거든.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모두 다 학교에 다닌단다. 저 높은 산에 사는 친구도, 깊은 늪에 사는 친구도, 전쟁 중인 친구도, 질병을 앓는 친구도 모두 말야. 정말이야. 엄마랑 이 사진집 같이 볼까?
이 책은 전직 교사였던 사진작가들이 1년 반 동안 48개 나라의 초등학교들을 취재해 엮은 전 세계 학교 이야기야. 역사, 문화, 지리적 특징에 따라 각기 다른 학교의 모습들을 볼 수 있지. 이스라엘에는 유대인과 아랍인이 유일하게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평화학교가 있단다. 유대인과 아랍인은 서로를 미워하는 사이지만 이 학교에서는 모두 사이좋게 지내지. 이란 여학생들은 차도르를 쓰고 교장선생님만이 남자인 여학교에 다녀야 해. 인도에는 부자학교와 가난한 학교가 따로 있고, 고아들이나 버려진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돗자리를 깔고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는 거리의 학교엘 다녀. 책상도, 교과서도 없지만 되도록 교복은 입는단다. 그래도 참 열심히들 공부하지?
카메룬의 피그미족은 유럽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지만, 수요일엔 낚시와 사냥, 채집을 해. 에이즈 환자가 많은 케냐에선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의료지식을 부모님께 가르쳐드리고,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에 있는 볼리비아의 한 학교에선 태양이 떠 있을 동안 머리를 덥히려고 야외수업을 하지. 어쩜 표정들이 이렇게 귀엽고 천진할까. 이 인도 꼬마는 덧셈이 정말 어려운가보다.
어, 여기 한국 학교도 나왔다. 농촌학교에서 어른들과 함께 운동회를 하는 모습이네. 하지만 한국이 산업화하면서 점점 농촌학교가 줄어들고 있다고 씌어있구나. 이제 몇 달만 지나면 너도 이 사진 속 아이처럼 친구들과 달리기도 하고, 굴렁쇠도 돌릴 수 있단다. 어때, 이제 너도 이 전 세계 친구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지?”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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